"읽고만 가셔도 남는 장사지요."
전주 한옥마을을 지키는 600년 은행나무 옆 은행로 골목 갤러리 입구에 쓰여 있는 문구다. 골목에 조성된 야외 전시장에 많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다.
은행로 골목 갤러리는 3여 년 전 골목 주민들 스스로의 뜻과 자발적 노력에서 만들어졌다. 골목 주민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한옥마을 중심지를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골목임에도 상대적으로 사람이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목 주인들은 많은 사람들이 골목에도 드나들며 오랜 시간 머물길 바랐다.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은행로 골목 갤러리다.
이에 골목 주민들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은행나무, 전동성당 등 주요 건물과 상징물, 길고양이 등을 중심으로 작업하는 캐리커쳐 김완 작가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김 작가는 요청에 응했다. 김 작가의 재능기부와 골목 주민들의 뜻이 모여 은행로 골목 갤러리가 조성될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조성된 골목 갤러리 담벼락에는 '생각 먹는 고양이 로빈'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작품이 한가득이다. 로빈은 길고양이 주인공 로와 빈, 600년 은행나무를 소재로 창작한 김 작가의 작품이다. 작품에는 달랑 길고양이만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이 되는 문구, 위로가 되는 문구 등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문구와 함께 그려져 있다.
곳곳에는 길고양이 목각인형도 설치돼 있으며 벽화, 기와 작품 등도 전시돼 있어 볼거리가 많다. 지금 이곳은 3여 년 전 골목 주민들의 바람과 같이 새로운 명소,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김완 작가는 "거리 화가로 활동하면서 한옥마을이 좋아서 한옥마을의 건물이나 상징물, 길고양이를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다. 은행로 골목 주민이신 동락원 대표님이 저의 그림을 봐주시고 골목 갤러리 전시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저도 꿈꿔온 일이라 골목 갤러리 전시를 기적처럼 이루게 됐다"며 "벽화나 재능 기부로 참여하게 됐고, 이 골목 갤러리는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골목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의 노력과 적극적인 참여로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