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전북 정치권을 가장 약체로 꼽는다. 초·재선들로 구성돼 전북정치를 아우를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없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재선인 안호영 김성주의원이 도당위원장을 맡아 운영했고 지금은 친문인 한병도 의원이 맡았지만 정치력이 돋보이지 않아 전북정치권이 원팀으로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김원기 정동영·정세균·장영달 등이 있어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전북정치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지금은 선수와 연령대가 같으면서 각개약진 해 전북 몫 찾기가 잘 안된다.
지금 전북정치를 이끌 마땅한 리더가 없어 지리멸렬해졌다. 대선 후보 경선전만해도 이재명·정세균·이낙연계로 나눠졌지만 전북경선에서 정세균이 사퇴하고 이재명 후보가 지역순회경선에서 계속 1위를 하면서 후보로 확정되자 모두가 이재명 당선을 위해 원팀으로 협력해 전북에서 82.98%를 얻었다. 국힘 윤석열 후보는 전북에서 14.4%를 얻어 호남권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는 전북발전을 앞당겨 놓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각 가정에 발송하는 등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선거운동을 했지만 20% 득표에 미치지 못했다.
예나 지금이나 함께하는 계파정치는 존재하는 법이다. 여권은 대통령이 공천권을 매개로 자파세력들을 옴싹달싹 못하게 하지만 야권은 각 계파가 나름대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당내에서 목소리를 낸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후 인천 송영길 지역구인 계양에서 셀프공천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후 그 여세를 몰아 당 대표가 되었다. 그 당시부터 국힘쪽에서는 이 대표가 대장동 수사를 피하려고 몇겹의 방탄조끼를 입었다면서 검찰수사를 받으라고 공세를 강화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김용이 구속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한다. 민주당 친명파들은 윤석열 정권이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피하려고 민주당을 탄압하고 있어 이를 막아내야 한다면서 결사적으로 방어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상정되면 부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설훈 의원은 이 대표가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대표직을 그만두고 혼자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도내 국회의원들은 이 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당지도부에 있는 핵심운동권 출신들이 하나씩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것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지역에서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누구나 국회의원이 되기 때문에 재선 이상 한 사람은 전북을 떠나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과거 정세균의원이 무진장 완주 지역구를 포기하고 서울 종로에서 출마한 것처럼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험지 출마를 당연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튼 이재명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앞으로 자신의 공천에 더 신경을 쓰는 눈치들이다. 일각에서는 전북정치권이 소신 없이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차라리 아픔을 감내하고서라도 다시 물갈이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