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가끔 눈이나 비가 내리면서 사람들은 가뭄을 잊다시피 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전북을 비롯한 남부지방 가뭄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가뭄 극복을 위한 용수 확보, 물절약 등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환경부가 남부지방의 겨울가뭄이 영농기까지 이어질 것에 대비해 한국농어촌공사에 옥정호 농업용수 절감 방안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 것만 봐도 상황의 심각성을 익히 알 수 있다. 생활·공업용수 주요 수원인 다목적댐(20곳) 저수율은 예년의 99.6% 수준이지만, 전북의 섬진강댐은 저수율이 예년의 54.8%로 낮아 댐 관리 기준이 '심각' 단계다.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931.4㎜)은 평년의 94.0% 수준이다. 그러나 남부지방(684.5㎜)은 평년의 71.4%로 기상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강수량은 전남(596.5㎜)이 평년의 62.2%로 비가 가장 적고 경남(714.3㎜)은 평년의 67.3%, 전북(699㎜)은 평년의 71.3% 수준이다.올들어 11월까지 남부지방 강수량은 대략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심각한 수준의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수문기상 가뭄정보시스템을 통해 남부지방 기상 가뭄이 적어도 1월 초중순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가뭄이 유지되고 있는 곳은 전남 대부분 지역과 남원·정읍 등 전북 남부지역, 경남 서부지역, 경북 내륙지역 등이다. 이처럼 남부지방 가뭄이 심각한 것은 여름철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자주 확장하면서 저기압과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주로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발달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기록적 폭우를 부른 비구름도 고기압의 위력 때문에 남하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러한 남부지방 가뭄이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거다. 겨울철은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전북을 비롯한 남부지방의 가뭄 상황에 대해 관계당국의 유기적인 대응책이 긴요하다.주민들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용수 확보에 나서야 하는 것은 전북도나 중앙정부의 몫이지만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절약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전북보다 상황이 심각한 광주·전남지역에선 물절약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전북 역시 철저한 대책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