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갈이 할 절호의 기회

후손들이 지역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사실 보통사람들이 답하는 것보다 정치인을 포함 오피니언 리더들이 답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전북이 발전하지 못하고 피폐하게 된 원인이 국회의원 등 선출직들이 제 역할을 못한 탓이 크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국회의원들이 임기내내 목에다 힘이나 잔뜩 주고 다녔지 중앙에서 전북 몫을 가져오지 못해 전북이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되었다는 것.  상황이 이런데도 모두가 남 탓이라고 그 책임을 돌린다. 

대의민주정치를 실시하면서 국회의원 역할과 사명이 커졌다. 금배지만 달아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기세 등등했지만 막상 임기가 끝나면 거의가 공수래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로 마감한다. 대체로 전북 출신 국회의원 가운데는 권리위에서 낮잠 잔 의원이 많았고 역량이 부족해 전북 몫을 제대로 가져오지도 못했다. 단지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시장 군수 지방의원 공천권을 갖고서 전가의 보도 마냥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자신들만 등 따습고 배불리 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 낙후는 지금 당장 이뤄진 게 아니고 30∼40년간 서서히 이뤄졌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체육 등 전 분야에서 전국 최하위로 쳐졌다. 돈과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유입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아 대학 나온 젊은피들만 떠났다. 이 모든 게 정치인 잘못이 크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잘못 뽑아준 도민들 책임도 만만치 않다는 것. 전북인들이 DJ를 대통령 만든 것은 잘 했지만 지역을 발전시키는 일에는 악착스럽지 못했다. DJ집권 때는 혹시나 지역이 발전할 것이란 장밋빛 기대속에서 광주 전남사람들 들러리 서기에 바빴다. 이제는 광주 전남과 호남으로 묶인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년 4·5 전주을 재선거는 무능한 정치판을 갈아엎을 좋은 기회다. 민주당 일색의 정치판이 전북발전을 더디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를 청산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재선거로 어떻게 전북을 발전시킬 수 있겠느냐고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주인의식을 갖고 역량 있는 인물을 뽑으면 가능할 수 있다. 그 이유는 1년후에 닥칠 22대 총선 때도 계속해서 인물본위 선거로 가면 경쟁의 정치 틀이 만들어져 지역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이제는 전주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민주당 무풍지대에서 경쟁의 정치가 싹트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전주시민은 그간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묻지마식 투표로 찍어줬지만 이제는 그런 틀을 깨줘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지역발전과 의정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아이러니칼 하게도 도민들이 그간 민주당의 당 이념과 강령도 모른 채 순진무구하게 집단으로 밀어준 결과가 오늘의 전북현실이다. 

민주당이 공천자를 내지 않은 만큼 인물 본위의 선거를 해야 한다. 동학의 후예답게 동학정신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왔다.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전주시민이 되려면 무능한 정치판을 갈아엎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