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부터 장비 맞추는 재미까지 이만한 취미는 없는 것 같아요”
골프와 테니스, 등산에 이어 기성세대의 취미로 여겨졌던 바다낚시가 코로나19 이후 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에서 바다낚시 콘텐츠를 접하게 된 20대들이 낚시를 가깝게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전주시 여의동에 위치한 낚시용품 전문점에서는 예전과 달리 가게에서 20대 손님을 보는 것이 더 이상 신기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낚시용품 전문점 엄주룡 실장은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매장에 20대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고, 온라인 매출도 평소보다 60%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충한 씨(25·금암동)는 친구들과 전국을 누비며 선상낚시에 푹 빠졌다. 새벽 배를 타야 하기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김 씨는 여느 때보다 가벼운 몸으로 집을 나선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낚시를 시작한 김 씨는 “처음에는 낚시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SNS에서 낚시하는 친구들을 보고 따라갔다가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산선상낚시협회에 따르면 올해 약 31만 명이 선상낚시를 즐기기 위해 군산 비응항을 찾았다. 선상낚시를 운영하는 선주들은 예전에 비해 20대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군산선상낚시협회 김순 회장은 “4년 전 선상낚시협회장에 부임했을 때와 비교하면, 기존 손님 연령대는 코로나 이후 소비가 위축돼 줄어든 반면 20대 손님들은 2배 이상 늘었다”며 “서비스 질이나 트렌드를 맞춰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의 낚시 열풍에 대해 최근 골프와 테니스, 등산이 새로운 취미생활로 자리 잡은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우석대학교 심리학과 최승혁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 친밀한 관계에서 인정을 받고자 하는 소속감의 욕구가 있다”며 “20대가 코로나로 모일 수 없게 되자 바다낚시나 골프 테니스, 등산과 같은 소수의 친밀한 사람들과 깊은 시간을 나눌 수 있는 레저를 선택하게 됐고, 현재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