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가씨들 많아, 싸게 해줄게⋯’
전주 남부시장 인근 성매매 알선 숙박업소 밀집지역인 일명 '선화촌'.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선화촌 골목이 일제히 환하게 밝혀졌다.
지난 27일 오후 9시 선화촌 골목. 옹기종기 모여 있는 50여 곳의 숙박업소에 조명이 켜지고 업소 종사자들은 차량과 보행자가 지날 때마다 거리로 나와 손을 흔들며 분주히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기자가 이날 오후 11시까지 2시간 가량 지켜본 결과, 이 골목 업소에 입장한 남성은 10여 명 남짓.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대부분 차를 타고 근처에서 내린 뒤 업소에 입장했다.
단골손님처럼 능수능란하게 드나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앳된 얼굴의 남성 무리도 있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유리창 너머로 선정적인 복장의 성매매 종사자가 가게마다 상주하던 일반적인 성매매 집결지와 다르게 성 매수자가 방문 시 업소 관계자가 외부에 있는 종사자를 부르는 구조였다.
열심히 호객 행위를 하던 업소 관계자는 “아가씨들 다 젊어요. 잘해줄게”라며 업소로의 입장을 권유했다.
선화촌은 서노송동 옛 선미촌과 함께 전주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불법 성매매가 이뤄져 왔다. 지난 2004년 성매매 금지법이 제정된 이후 꾸준히 쇠퇴의 길을 걷던 선화촌은 최근 들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전주시의 도시정비사업으로 선미촌이 작년 11월 완전히 문을 닫자 불법 성매매 수요가 이곳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화촌은 저렴한 월세의 여인숙에 자리 잡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격대가 낮아 노인은 물론 미성년자들도 많이 찾고 있다.
시민 허모 씨(25·다가동)는 “학창시절 친구들이 호기심에 선화촌에 자주 가곤 했다" 며 "요즘에도 밤마다 미성년자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 경찰의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경찰의 단속은 제도적 허점으로 인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 업소가 숙박업으로 등록돼 있어 불법 행위 현장을 잡아야 단속하거나 행정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의 경우 대부분 숙박업 등 다른 업종으로 등록하는 편법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이를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