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우화羽化 - 이진재

깊은 밤 고요

어둠의 껍질 발톱으로 꽂으며

제 몸 찢는 고통

 

매미 등을 수직으로 쪼개 내리는 별똥별 하나

우아한 날개돋이

 

망사 날개는 

하늘의 진동으로 바르르 펴지고

몸은 이윽고 한 생을 우는 울음통 된다

 

오랜 기다림으로 빚는 소리의 완성

님 향한 생의 날갯짓

 

나도 세상 벗고 탈각脫殼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빛 부신 당신의 노래 될 수만 있다면

 

△선퇴 하나가 바람에 흔들린다. 다 떠난 자리에 바람과 햇볕이 번갈아 드나든다. 어떤 반응도 없다. 그저 고요할 뿐이다. “어둠의 껍질 발톱으로 꽂으며/제 몸 찢는 고통”을 느끼지만, 생은 언제고 한 번은 아프게 찢겨나가야 “우아한 날개돋이”가 시작된다. 복잡한 세상을 벗고 탈각한 마음만이 누군가에게 빛 부신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 /김제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