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늘 최고라 치켜세우는 아내의 응원은 부족한 저의 시적 감수성을 메우는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때론 어머니 같고, 때론 친구 같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우선 전하고 싶습니다."
월간잡지 <한울문학> 2023년 1월호에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이호율(56) 진안군청 농업정책과 인력지원팀장. ‘조림(照林)’이란 아호를 쓰는 이 팀장은 신인상 수상과 문단 등단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새해에 공식적으로 시인이 된 이 팀장은 “고등학교 때 과제로 제출한 제 글(시)에 대해 국어 선생님이 ‘내면의 감정을 충분히 살려 비유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칭찬해 준 것이 계기가 돼 시 쓰는 것을 더욱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 시인의 글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슴에 와 닿는다”, “참 감성적이다” 등의 평가를 받곤 했다. 그런 소소한 평가들이 가슴에 쌓여 작가의 꿈으로 승화됐다.
군대 생활을 회상하며 그는 당시 유행하던 ‘펜팔 편지’를 대신 써주면서 내무반 동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했다.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은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그는 제대 후 국어교사의 꿈을 완전히 접고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꾸준히 글을 써 왔다.
이 시인은 진안군청 공무원으로 30년 6개월째 재직 중이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기획홍보실 홍보팀장으로 일했다. 이번 수상작 세 편 가운데 ‘홍보팀장의 하루’란 제목의 시가 끼어 있는 이유다. 나머지 두 편의 제목은 ‘아내’와 ‘마이산’이다.
수상작 세 편은 심사에서 “자연 속에서 작은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관찰했을 뿐 아니라 소소한 일상을 시적 사유에 담아내 큰 공감을 준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을 받았다.
조림 시인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절차탁마의 자세로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림’ 이호율 시인에겐 이루고 싶은 두 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그동안 써온 수백 편의 작품들을 정리해 퇴직 전에 시집으로 묶어 내는 것.
또 다른 하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 서정주의 ‘국화옆에서’, 유치환의 ‘깃발’ 같은 불후의 시를 써 뭇사람의 가슴을 울리고 싶은 것.
이 시인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진안군청 홍보팀장으로 일하면서 카카오톡으로 자신의 생각을 ‘수필 형식의 시’로 써서 작가, 피디 등 홍보 관계자들에게 월요일마다 전송했다. 제목은 ‘이호율 팀장이 전하는 바람소리’. 이 글들은 홍보팀장 역할 수행에 큰 도움이 됐다.
한편, 이 시인은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22년 11월에 전라북도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자원봉사 유공 공무원으로 선정돼 전라북도지사 표창을 받은 것이 그 가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