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코엑스의 번잡함이 싫어서 즐겨 찾지 않았는데 며칠전 '미래교육박람회'를 찾아 코엑스를 다녀왔다. 입구에서부터 엄청난 크기의 디지털 영상이 발길을 붙잡는다. 90도 각으로 휜 양면형, 360도 원통형, 디스플레이의 형태가 기발하고 다양하다. 코엑스에 가면 오늘, 미래를 만날 수 있다.
교육은 근본적으로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 일이기에 ‘미래교육’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교육'은 '교육'과 같은 뜻, 동어반복이다. 그런데 지금 세계는 전례없이 '미래교육'을 말한다. 전북교육의 슬로건도 '학생중심 미래교육'이다. 왜 ‘미래교육’인가?
지금은 4차산업혁명시대, 기술의 발달은 세상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갈 10년 후의 세상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역량을 요구할 것이다. 변화된 세상에 필요한 미래역량을 기르려면 교육과정도 환경도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미래교육이다.
코엑스의 미래교육 전시장에 들어서니 미래교육이 얼마나 가까이 와있는지 실감 났다. 수많은 미래교육 도구, 콘텐츠, 플랫폼이 선보이고 있었다. 지금 교실에서 미래교육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미래교육 교실에는 또하나의 교실이 존재한다. 더 크고 경계가 없는 온라인 클래스(가상교실)다. 온라인 교실에는 수많은 수업 도구가 있다. 교사는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고 과제를 낸다, 학생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콘텐츠로 각자 자기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한다. 학생과 교사는 실제 교실과 온라인 교실을 넘나들며 수업한다. 학생들의 학습과 성장 과정은 온라인 클래스에 저장된다. 학생의 성장 기록은 장차 학생의 진로 진학, 전공선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교육을 위해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는 필수도구다. 교실의 무선인터넷 용량은 대폭 증강하고 온라인 교육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들의 디지털 활용 수업 역량이다. 학생보다 교사들의 연수가 시급하다.
그간 정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은 10여년 전부터 미래교육을 준비해왔다. 다만 시∙도별로 추진 실적이 다르고 전북은 다 알다시피 미래교육에 많이 뒤처졌다.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빈약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답답하게도 모든 지역이 미래교육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아직도 전북교육계 일각에서는 스마트기기 관리의 문제점을 내세우며 발목을 잡고 있다. 구더기 무서우니 장 담그지 말라는 것과 같다.
‘미래교육’의 기치를 높이 든 서거석 교육감은 새해를 ‘미래교육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미래교육이 성공하려면 교사의 자발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적잖은 교사들이 AI 기반의 디지털 교수법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미래교육에 앞서간 교사들은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 수업 중에 막히면 디지털에 익숙한 학생들이 더 빨리 방법을 찾아줄 것이다”
에듀테크 교실은 수준 높은 수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좋은 방법이 있다.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는 것이다. 교사끼리 수업을 공개하고 다른 수업을 참관하면 개선점을 찾고 다른 수업의 장점을 배울 수 있다. ‘수업 열고 나눔’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서툰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었다는게 확인되었다.
2023년, 전북 미래교육이 높이 도약하길 소망한다.
작은 걱정으로 큰 걸음을 막기보다 성원과 독려가 필요할 때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전북 미래교육, 속도를 내야 한다.
/한긍수 전북도교육청 정책공보관
△한긍수 정책공보관은 2017대한민국독서대전 총감독, 한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