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향토 기업을 내세웠던 이스타항공의 주인이 바뀌면서 본사 이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에도 실질적인 본사는 수도권에 있던 만큼 실제 경제적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도, 지역사회에서는 전북 향토 항공사로 출범한 기업이 이탈한다는 것에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는 반응이다.
18일 전북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새 주인을 찾고 경영 정상화에 나선 이스타항공은 군산에 둔 본사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충청권에서 관심을 갖는 상황으로, 대상지는 청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영환 충북지사가 최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스타항공 본사를 청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구속된 이상직 전 의원이 지난 2007년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누적 탑승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대표 LCC 업체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경영에 위기가 닥쳤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암초까지 맞닥뜨렸다. 여기에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의 횡령·배임 문제와 취업 비리 의혹, 타이이스타젯 설립,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 등도 불거졌다.
경영난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9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다 무산되자 2021년 2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2021년 6월 남원 출신 형남순 회장의 ㈜성정이 인수한 뒤 2022년 3월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했다. 그러나 재무 건전성 문제로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받지 못했고, 매출 없이 고정비만 나가는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재무 부담은 가중됐다.
㈜성정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 6일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이스타항공을 매각했다. 새 주인이 된 VIG파트너스는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들여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AOC를 발급받아 재운항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영 정상화에 나선 이스타항공은 군산에 둔 본사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군산 사무실은 서울 등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도 실질적인 본사는 김포에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부침을 겪었어도 전북에서 시작한 향토 항공사가 떠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행정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실익도 없다는 설명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항공운항증명도 아직 받지 못한 상황으로, 이스타항공 측에서는 수익 노선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현재 운항할 계획이 나와 있지 않다"면서 "군산공항도 현재 진에어에서 운항 중이고, 국토부에서 10월께 슬롯 정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다른 항공사와 접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