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빔 사러 왔어요" 대면 설에 설빔 인기 상승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첫 대면 설 명절 맞이
가족, 지인 약속 늘면서 설빔 수요도 덩달아 증가
설 명절 특수에 텐 포켓 현상까지 겹치면서 증가
롯데백화점 전주점, 아동복 매출 7.8% 기록

한복/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1년 전 쌍둥이 손주를 보며 할아버지가 된 박완용(60) 씨는 설 명절을 맞아 손주들에게 선물할 설빔을 장만했다. 박 씨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금쪽같은 손주들에게 근사한 선물을 하나 하고 싶어서 설빔을 마련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가족들도 다 같이 모인다고 하니 여러모로 잘 산 것 같다. 물가가 너무 올라 설빔 값도 무시하지 못하지만, 우리 손주들을 위해서 사는 거라 아까운지 모르고 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첫 대면 설 명절에 설빔이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오랜만에 가족, 지인 등과 만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설빔은 설을 맞아 새로 장만해 입거나 신는 옷과 신발을 의미한다. 이는 지난해 묵은 것은 다 버리고 깨끗하고 예쁜 설빔과 함께 새 출발하라는 덕담의 의미가 담겨 있다. 예로부터 설 명절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설빔을 입고 차례를 지냈다. 이후 조부모, 부모 등에 새해 첫 인사인 세배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과거에 비해 설빔 풍습은 쇠퇴됐지만 오랜만의 대면 설 명절에 최근 소비자들이 설 명절 기분을 내기 위해 설빔 풍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에이트(8개) 포켓에 지인까지 더해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총 10개의 주머니가 열린다는 일명 '텐 포켓' 현상까지 겹치면서 설빔 수요가 늘었다.

19일 롯데백화점 전주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아동복 매출은 7.8%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3.3%)과 비교해 5.5% 오른 것이다. 백화점 측은 그동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코로나19 관련 제재가 풀리면서 매출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설 명절 아동복 매출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백화점 내·외부 공사로 올해는 설 명절 맞이 아동복 행사장을 마련하지도 못했다. 여기에 백화점 특성상 고정 고객 매출이 많은 편인데도 전년 대비 매출이 5.5% 오른 것은 큰 폭에 해당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