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얼마 못 파는데, 설 명절 연휴에 쉬면 쓰겠어?"
최근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길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 명절 연휴 한파특보까지 겹치면서 명절 특수를 기대했던 도내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기업 회원 1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7%가 올해 설 명절 연휴에 쉬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영업자 4명 중 3명이 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장 운영에 나서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고자(45.7%) △업종 특성상 설 연휴가 대목이라서(34.1%) △주말, 연중무휴 등 기존 영업일에 해당돼서(23.9%) △고향 방문, 여행 등 별다른 계획이 없어서(13.8%) △엔데믹 전환으로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에상돼서(7.2%) 등이 뒤를 이었다.
23일 오후 5시께 찾은 전주 남부시장. 시장 곳곳 야채·과일·생선 매대, 식당 등이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지내는 3년 만의 첫 대면 명절에 많은 귀성객·시민 등이 몰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에는 드문드문 세워진 차와 몇 안 되는 귀성객·시민이 전부였다.
팥죽을 판매하는 박영자(68) 씨는 "설 명절 연휴라서 그런지 귀성객들이 많이 와서 평소보다 2배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1년 내내 장사가 잘 되기는 어렵지 않나. 그나마 연휴가 있어서 귀성객이라도 찾아오니 훨씬 나아졌다. 그런데 이것도 잠깐이고 연휴 끝나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치킨을 판매하는 박선희(61) 씨도 "명절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 정상이다. 저녁 시간에 잠깐 '반짝 장사'처럼 사람이 조금 몰렸지만 점심에는 하나도 안 바빴다. 대목 장도 그렇고 점점 전통시장이 죽어가는 것을 느낀다"며 "어느 시·군이나 전통시장은 살아 있어야 한다. 시에서도 신경을 써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토로했다.
24일 오전 11시께 찾은 전주 한옥마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되면서 한옥마을 거리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주말만 해도 주차할 곳 없이 북적이는 한옥마을 주차장 자리는 대다수가 비어 있었다. 명절 특수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점포들만 문을 열었을 뿐 귀성객·시민은 많지 않았다.
닭꼬치를 판매하는 김순호 씨(가명)는 "최근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거리에 귀성객·시민 자체가 없다 보니 먹거리를 사 먹는 사람도 당연히 줄었다. 점점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족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