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농사꾼 박정옥 씨 “하늘이 내린 선물, 무주 천마 명성 이어갈 터”

45세 때 천마 농사 시작⋯현재 연간 10톤 수확
군에서 기술 이전받아 3년 전부터 자마도 재배
"좋은 자마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는 게 목표"

무릇, 천마는 하늘이 내린 명약으로 불려진다. 무주군 안성면 공진리에서 천마 농사를 짓고 있는 박정옥 씨(60).

청춘의 꿈을 좇아 스무살 약관의 나이에 고향을 떠난 그는 25년간 도회지 생활 끝에 마흔 다섯이 돼 무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천마농사에 발들인 지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몸에 좋기로 유명한 작물이었고 직접 먹어보니 손발 저림과 어지럼증 등에 효과가 있어 현장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현재 3000평 밭에서 10톤 가량의 천마를 생산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평균 생산량이 2~3톤인데 그에 비하면 수확량이 많은 편이죠. 다른 작물보다 농사짓기가 크게 까다롭지 않아 어려움 없이 재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기고요. 무엇보다 가격이 좋아요. 전량 무주농협에서 수매하니까 판로 걱정도 없습니다.”

천마 종자인 자마도 3년째 재배하고 있다는 박 씨는 무주농업기술센터에서 이전받은 기술로 자마를 길러 천마 생산량을 높이고 있다. 자마 생산은 는 특별한 재배기술이 필요해 아무나 할 수가 없어 자부심도 남다르다.

굼벵이를 몇 배 키워놓은 듯한 천마는 4월과 10월 두 차례 심고 고구마만 한 크기가 됐을 때 수확한다.

천마 재배에 필요한 것은 참나무, 버섯종균, 자마. 참나무 원목을 30㎝ 잘라 버섯균을 붙인 후 자마를 넣고 물을 공급해 재배한다. 보통 천마의 재배 기간은 1년 또는 2년. 박 씨는 수확량이 30~40%밖에 안 되는 1년 주기보다 생산량이 2~3배 많은 2년 주기를 택했다.

“안성면이 해발 400~450m 정도 되는 준 고랭지라 여름에도 뜨겁지 않고 서늘해 천마 재배에 안성맞춤이죠. 시설재배뿐만 아니라 자연산 천마도 많이 나는 지역입니다. 타지에서는 무주 천마를 많이 알아주는 데다 선호도도 높아요. 2013년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무주 천마의 명성을 따라 농사법을 배우러 오는 이들도 많고요.”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천마는 혈관 건강 개선, 중풍 예방, 항암 작용 등에 도움을 주는 가스트로딘과 간질이나 심장 발작, 폐암 등에 효과가 있는 바닐리 알코올, 노화를 억제하는 에르고티오닌 등의 성분이 많다. ‘동의보감’에는 ‘모든 허(虛)와 어지러운 증세를 치료하는 데 천마만큼 좋은 게 없다’고 쓰여 있다. 천마를 먹는 방법도 다양해서 생으로 갈아먹거나 요거트 또는 우유에 섞어 먹기도 한다. 즙이나 분말로도 섭취하는데 박정옥 씨는 삼겹살 구이를 할 때 천마를 함께 구워 먹으면 “천마 특유의 냄새를 잡아줘서 정말 맛있다”고 추천했다.

“앞으로 좋은 자마를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고 싶습니다. 천마 농가들이 부자가 되고, 무주 천마의 명성이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요.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해내면 좋겠어요.”

그가 있어 무주 천마의 오늘이 든든하고 내일이 기대된다면 과한 걸까. 좋은 품질의 천마를 생산해 농가도 웃고 소비자도 만족한다면 무주 천마의 미래는 참 밝을 것이라는 기대마저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