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저녁에 전주 도서관 여행 가요"

지난해 이어 이달 18일 운영 재개…야간코스 등 신설
체류형 관광객 확보·구도심 활성화 등 지역홍보 앞장

전주시가 운영 중인 전국 유일의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 지역에 활력을 주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도서관 여행은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에 있는 특별하고 이색적인 도서관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에 운영된다. 도서관 여행 해설사와 동행해 버스를 타고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전주의 문화와 관광을 체험한다. 전주에는 시립 12곳과 작은도서관 144곳(공립 38곳·사립 106곳)을 포함해 156곳의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산재해 있다.

지난해 2월 운영 초기엔 전주시민 위주였지만, 하반기 부터 타지역 참가자 비율이 60%를 뛰어넘으면서 뜨거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이용자만 25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야간코스를 신설했는데 한옥마을 밤산책, 남부시장 야시장과 연계한 도보여행으로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주의 관광자원과 결합한 1박 2일 일정의 ‘전주도서관 체험형 연수프로그램’도 새롭게 선보인다. 체류형 관광객을 확보하고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14일 찾은 연화정도서관, 다가여행자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은 오는 18일 재개하는 도서관여행객 맞이로 분주했다. 세 곳 모두 지난해 문을 열었는데, 바쁜 일상 속 시간을 내 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이 책의 향기에 기대어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넉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연화정도서관 연화당에 들어가면 오른편에 전시서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덕진공원에 위치한 연화정도서관은 주변 연꽃이 만개하는 여름에 문을 열었다. 서가와 전시공간으로 구성된 ‘연화당’과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연화루’로 공간을 나누고 전통과 한국문화 등 주제별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용객이 덕진공원의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한 시간 늦췄다. 

다가여행자도서관의 자랑인 '별빛책장'.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여행을 주제로 소통하는 다가여행자도서관에는 별빛이 쏟아지는 특별한 책장이 있다. 도서관이 자리한 ‘다가(多佳)동’에서 의미를 만들어 ‘저녁(夕)’에 ‘아름다운’ 별빛을 이미지화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야외공간인 책정원·책풍덩, 다가독방(지하), 노올다가(옥상) 등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공간으로 가득하다.

동문헌책도서관 '찬란한 기억' 공간에 있는 명사가 기증한 인생 책(왼쪽)과 '만화야' 공간에 있는 만화책 전시 모습.

동문헌책도서관은 쉼표와 책의 페이지를 상징하는 도서관 심볼 ‘책풍선’이 방문객을 반긴다. 지하 1층 ‘만화야’, 1층 ‘찬란한 기억’, 2층 ‘발견의 기쁨’으로 채웠다. 전시공간에는 시대별 베스트셀러와 금서, 명사가 기증한 인생 책, 책달력이 있다. 열람공간에는 유명작가 작품과 주제별 책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도서관여행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선영 씨는 “시민들이 사랑하는 전주의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책문화를 소개하는 일이어서 보람을 느끼며 활동하고 있다”며 “인구 대비 도서관이 가장 많은 전주에서 ‘책과 여행이 일상이 되는 경험’을 더욱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다양한 책 문화사업을 확대하고 도서관 혁신을 통해 모든 세대와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조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 개관을 앞둔 '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를 시작으로 도시 곳곳에 도서관 기능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을 확충해나가고, 서신·완산·쪽구름도서관 리모델링도 연내 실시할 계획이다. 아중호수를 배경으로 독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아중호수도서관' 조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출판·문화도시답게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독서문화를 확산해나갈 것"이라며 "미래를 여는 도서관 공간 조성으로 전주의 책 문화 산업을 더욱 키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