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참전유공자 보훈수당 확 올려라

선진국가의 조건 중 하나는 국가를 위해 충성한 자에게 무한한 존경과 예우를 하는지 여부다. 민족과 종교, 인종이 다른 사람들이 한데 뭉쳐 사는 미국의 경우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에 대해 기여한 사람에게는 엄청난 예우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병사들이 잘못돼 주검으로 돌아올 경우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밤이건 새벽이건 직접 공항에 나가서 엄숙한 태도로 국민을 대신해 예우하는 게 하나의 사례다. 예전으로 치면 로마나 오스만튀르크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를 떡 주무르듯 하는 미국의 힘은 어쩌면 이처럼 조직에 대해 충성을 다한 이들에게 국가 차원에서 응분의 보상을 하는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오랜 기간 사람들의 입에 회자됐다. 적어도 우리는 국가를 위해 희생과 봉사를 바친 이들에게 제대로 예우해주지 못했음을 웅변하는 서글픈 말이다. 이러한 일은 지금도 계속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6‧25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우가 강화되고 있다고 하나 어찌 된 일인지 전북지역 6‧25참전유공자들은 타 시도에 비해 너무나 적은 지원수당을 받고 있다. 전북도가 참전 유공자에 대해 지급하는 보훈수당은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적다. 전북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푸대접을 받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보훈수당은 6‧25전쟁 및 월남전쟁에 참전한 보훈 대상자나 유족들에게 각 지자체가 지급하는 수당을 말하는데 국가보훈처가 지급하는 보훈급여와는 별개로, 지급기한과 액수가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다르다. 전북지역 6‧25 참전 유공자 등 보훈대상자들은 월 2만 원의 보훈수당을 받는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별로 지급하는 보훈수당 평균은 월 10만3500원이다. 꼴찌를 할게 따로있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대우가 이 정도라니 기가막힐 일이다. 도내 14개 시‧군이 전북도 보훈수당과 합해 유공자들에게 별도로 지급하는 수당도 평균 7만7000원인데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11만5000원과 큰 차이가 난다. 전북지역 생존 6‧25전쟁 참전 유공자의 평균 연령은 93세다. 살 날이 많지않은 유공자들을 이렇게 대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