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집집마다 난방비 폭탄 고지서가 날아들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도시가스에 의존해 실내 온도를 올렸지만 나날이 커지는 난방비 부담을 막기 위해 방한·난방용품을 사는 등 일명 '에너지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서민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전북지역 평균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59% 오른 MJ(메가줄) 당 24.35원이지만 기본 요금은 750원으로 동일하다. 요금 동결에도 난방비가 오른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등이 오르면서 소비자 요금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매 요금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손실이 약 33조 원,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거의 9조 원에 달하면서 전기·가스료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서민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창문·문에 에어캡(뽁뽁이)·방풍 커튼을 설치하고 내의·수면양말을 착용하는 등 방한·난방용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축 아파트에 사는 박 모(37) 씨는 "집에 아기들이 있어 난방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래된 아파트 특성상 외풍도 심해서 에너지 소비가 큰 편이다. 그래서 창문 전체에 에어캡(뽁뽁이)을 붙이고 보일러 온도를 1, 2도 낮추는 등 조금이라도 생활비 아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겨울은 이렇게 해서 잘 버텼는데 곧 여름이 오면 냉방비는 얼마나 나올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말했다.
또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캠핑용품 대표 상품으로 생각되던 찬 공기를 막아 주는 난방 텐트, 짧은 시간 안에 금방 따뜻해지는 캠핑용 온풍기 등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전주에서 캠핑용품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아무래도 캠핑용품을 파는 상점이다 보니 고객들이 캠핑용으로 텐트, 온풍기를 사는지 난방비 절약을 위해서 사는지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집 평수 맞춤형 온풍기를 문의하는 고객들은 늘었다. 아파트 등에서 보일러 돌려서 나가는 돈보다 더 저렴하다 보니 문의가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