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안과 정치인의 선택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평소 셰익스피어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누구나 한번쯤 읊어본 햄릿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모든 문학작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나온 용어로 햄릿 증후군이란 게 있다. 선택을 결정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대사에서 나온 신조어인데 쉽게 표현하면 선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말한다. 4월 5일로 예정된 전주 완산을 재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의 이목이 온통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에게 쏠려 있다. 지난 1월 출마선언을 했고, 최근에는 내로라하는 중앙당 중진들이 개소식에 참석해 사실상 출정식을 가졌기에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들어 불출마를 점치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당연히 오래전 비례대표를 사퇴하고 죽기살기로 뛰어야 하지만 정 의원은 지역구 출마에 대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탐문된다. 민주당이 후보를 낸 상황에서도 절묘한 3각 구도하에서 지역구에 당선된 바 있기에, 민주당이 무공천한 이번 선거야말로 그에겐 천재일우의 기회이자, 전국 유일의 재보궐 선거라는 점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를 수 있는 구미당기는 큰 판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로 상징되는 여야간 극한대결로 인해 전북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는 것보다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뉴스1 전북취재본부가 2월24~2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주시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729명을 대상으로 '전주시을 지역 차기 국회의원으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30.0%가 임정엽 전 완주군수, 17.8%가 정운천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15.5%가 진보당 강성희 대출금리인하 운동본부장을 선택했고 무소속 김호서 전 전북도의장 11.8%, 국민의힘 김경민 전 전주시장 후보 4.2% 순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6%p로, 1위와 2위 격차는 오차범위보다 컸다. 전주시을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63.3%로 가장 높았고 국민의힘 13.6%, 정의당 3.2% 순이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여론조사는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하나 민주당 후보가 없는 판에서도 이번에 전북에서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는 당선이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조사결과다. 더욱이 전북특별자치도 완성이나 금융중심지, 공공의대 설립 등 전북 현안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여당의원이 만일 비례대표를 사퇴하고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할 경우 정치인으로서 위험성은 말할 것도 없고 전북발전에도 저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운천 의원은 3일 가든, 부든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인데 지역정가에서는 개인의 정치적 명운, 지역사회에서 역할 등을 감안할때 그의 불출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