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로 올인한 김 지사

성과주의

김관영 지사가 취임 9개월이 되어 평가하기가 빠른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공약사항 이행여부나 조직장악여부 그리고 소통과 협력 등을 통해 파악해볼 수 있다. 민의 심판을 받아 지사가 된 것은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고시3관왕으로 단기필마로 경선을 거쳐 민선지사가 된 것은 도민들의 새로운 리더십에 적극 부응했기 때문이다. 50대 초반에 그의 포부를 도정에 반영시킬 기회를 잡은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항상 일거수 일투족이 시비거리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비판 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젊은 패기로 도정의 지휘봉을 잡은 김 지사는 성과로 도민들에게 평가를 받으려고 안간힘을 쏟았다. 두뇌회전이 빨라서인지 성미가 급한 김 지사는 자나 깨나 기업유치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대기업 5개를 유치하겠다고 발벗고 나선 것은 무엇이 중헌지를 잘 파악한 것이다. 기업경쟁력을 높이려고 1사1담당공무원제를 채택, 기업애로를 덜어주는 것은 잘한 일이다. 김앤장에서 읽힌 성과주의를 도정에 접목했지만 그간 탁상행정에 이골 난 공무원들이 아직도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지 못해 걱정스럽다. 

 농축산물 판로망 확대를 위해 취임 초부터 미국 일본 아세안국가를 광폭 행보한 김 지사는 정치인 출신 답게 뛰고 있지만 참모진용이 제대로 뒷받침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철밥통에 찌든 공무원들의 생각이 하루아침에 바꿔지지 않아 큰 성과를 못내고 있다. 그간 전북도의 공무원들이 우렁각시마냥 변화에 민감하지 못했고 외부와의 소통이나 통합역량이 떨어져 주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는데 우물안 개구리 마냥 안일함과 보신주의에 급급한 탓이 컸다.

도민들도 김 지사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북을 만들려고 김 지사가 불철주야로 뛰었지만 도민들에게 홍보부족으로 그의 철학이 제대로 스며들지 못했다. 엘리트 출신 답게 출연기관장 후보로 최고의 인물선택을 했지만 도 의회와 사전소통이 부족해 낙마한 일도 있었다. 정무직들이 사전에 김 지사의 인사배경을 의회에 충분하게 설명했더라면 최악의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사전내락설로 청문회 일정을 뒤로 미뤄 잡으면서 의회와 충분하게 소통해서 전북신보재단 이사장으로 진안 태생의 한종관 신보전무 출신을 기용한 것은 잘한 일이다. 

김 지사가 이재명 대표의 영입인재 1호로 복당해서 지사가 되었지만 전북 국회의원들과 아직도 물 기름처럼 각자도생하는 구도라서 내년 총선 때 함께 철학을 공유한 사람이 몇이나 당선되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정무 감각이 뛰어난 김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적 관계가 좋아 중앙정부나 국힘과도 소통을 잘하고 있다. 특히 예전과 달리 서거석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과도 소통과 협력을 잘해 전북발전에 모멘텀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2년차를 맞은 김 지사가 성과를 내려고 너무 급하게 도정을 이끈다는 지적도 있지만 겸손을 무기로 부드러운 리더십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