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산외면 출신 박정만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조명하는 정책사업 필요성이 정읍시의회에서 제안되어 주목된다.
21일 열린 정읍시의회(의장 고경윤) 제28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김석환(내장상동)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박정만 시인은 정읍을 대표하는 시인임에도 정읍시립도서관 자료검색에도 책 한 권 찾기 힘들고, 시인과 관련된 정책과 사업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화예술 행사, 도서관 프로그램, 인문학 산책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내장저수지 아래 세워져 있는 박정만 시비를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찾아 볼수 있는 적지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시비는 1992년 박정만 시인의 문우와 지인들이 뜻을 모아 내장산 저수지 아래에 건립했지만 이후 행정과 시민들의 무관심,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건립단체 등과 협의해 시인이 재조명될 수 있도록 시비를 적지에 이전해야 한다는 것.
특히 박정만 시인의 '산 아래 앉아'라는 시에 등장하는 산이 내장산일 것으로 생각하며 정읍과 내장산을 자랑스러워했고, 전국에서 손님이 올 때면 내장산에 있는 시비 앞으로 모시고 술 한 잔씩 올리게 했다.
김 의원은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시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시인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세미나 개최 및 공직자 대상 교육훈련을 추진하여 상시학습 인정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해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도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박정만 시인은 23세에 '겨울 속의 봄 이야기'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경희문학상을 수상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 시 전개 과정 속에서 전통 서정의 세계를 새롭게 확장시키며 서정주, 김소월의 맥을 잇는 최고의 서정시인이라는 문학계의 평가를 받았다.
이후 한수산 필화 사건에 무고하게 휘말려 모진 고문을 당하고 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술로 견디다 결국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나는 날 43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화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