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의 가장 기본 값은 결국 듣기입니다."
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제10기 1학기 3강이 지난 4일 오후 7시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원국 전 대통령비서실 연설 비서관이 강연자로 나서 '대통령의 말과 글'을 주제로 근무 당시 에피소드와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방법을 강연했다.
강 전 비서관은 "어렸을 때부터 전북일보를 보고 자랐는데 이곳에 와서 강연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저 스스로 '나 되게 많이 컸구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다"며 처음 마주하는 수강생들에게 아이스 브레이킹(분위기 풀기용 대화)으로 다가갔다.
말하듯이 쓰고 쓰듯이 말하는 일을 가장 잘하는 강 전 비서관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비서관으로 지냈던 당시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 잘하는 방법과 글 잘 쓰는 방법을 공유했다.
강 전 비서관이 공유한 말 잘하는 방법은 △해야 하는 말은 하기 △실수 안 하기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이 되기 △남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하기 △남의 말 잘 듣기 등이다.
그는 "말 잘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말하기의 핵심은 결국 듣기다. 남의 말 잘 듣는 사람이 말도 잘하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은 안 한다.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해 주면 좋아하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점수를 잃을 일도 없다"며 "결국 듣기라는 바탕 위에 말이라는 색을 칠하고 새기는 게 우리가 하는 말하기다"고 설명했다.
말 잘하는 방법에 이어 글 잘 쓰는 방법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말하는 글 잘 쓰는 방법은 바탕에 △지식 △정보 △자기 생각 △경험 등이 깔려 있을 때다.
강 전 비서관은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글을 잘 쓸 수 없다. 지식을 쌓고 정보를 얻고 경험을 하는 건 모두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다. 사람들 만나고 이야기하면 글도 잘 쓸 수 있다. 전쟁 연습을 하는 것처럼 말하기, 글쓰기도 실전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사람과 마주하고 앉아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이야기를 글로 풀어 써야만 말 잘하고 글 잘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반복했을 때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두어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오래 사는 것 만큼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방법은 없다. 남들이 60년 살 거, 내가 100년 살면 남들이 못 쓰는 글을 내가 쓸 수 있지 않나. 수준·양 모두 월등히 뛰어날 수 있다. 대신 운동만 하라는 게 아니라 꾸준히 글을 썼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전주 출신으로 신흥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비서실에서 연설문을 담당했던 강 전 비서관은 베스트셀러 '대통령의 글쓰기' 및 '회장님의 글쓰기'를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