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수필]낙타풀의 교훈

김현준

중국 신강성 사막지대에 자생하는 낙타풀은 가시가 많은 콩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낙타들만 먹을 수 있는 풀이지만 낙타들도 함부로 먹지 않는다. 그만큼 가시가 억세 낙타가 이 풀을 먹으면 입안이 온통 가시에 찔려 피로 붉게 물든다.

그런데 낙타등은 그럴 줄 뻔히 알면서도 이 풀을 먹는 것은 갈증으로 아사 직전에 이르렀을 때 자신이 흘린 피로써 갈증을 풀어 조금이라도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서다. 낙타들 중에는 자신이 죽을 줄도 모르고 최후 순간까지 그 가시 풀을 먹는다고 어리석음을 탓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만 뜯어먹고 중간에 멈추면 생명은 건질 텐데, 그러지 못한 낙타가 많다. 물론 곁에서 사람이 부리는 낙타는 그런 절박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길을 떠나기 전 카라반은 낙타에게 충분한 물을 먹일 것이며, 도중의 오아시스에서 갈증을 해소시킬 것을 잘 알고 그 길로 끌고 간다.

낙타들이 낙타풀을 뜯는 것은 카라반이 유고되었거나 길을 잃을 때의 선택이다. 낙타들이  죽음이나 파멸을 선택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경우다. 따라서 낙타풀도 길 잃은 낙타에게 '이제 나를 그만 뜯고 네 갈 길을 가라'고 날카로운 가시를 세워 입안을 찌르며 경고를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들의 경우는 어떤가? 도박이나 마약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결국 법의 심판을 받거나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어찌 보면 도박과 마약들은 인간에게 낙타풀이다. 따라서 그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투쟁이 요구된다. 또 술은 어떤가?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낙타풀 보다 더 지독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내게 있어 낙타풀은 과연 무엇일까? 인생 황혼기에야 '과욕'이라는 답을 얻었다. 이제야 그 욕망을 내려놓고 모처럼 평안을 누린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어진가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

 “그럼 자장이 더 낫다는 말입니까?” 이 말에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다. 공자의 대답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로, 지나친 욕심은 모자란 것과 같으므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중용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공자께서는 “올바른 도가 행하여지지 않고 있음을 내가 안다. 지혜로운 자는 지나치고, 어리석은 자는 미치지 못한다. 올바른 도가 밝혀지지 않고 있음을 내가 안다. 현명한 자는 지나치고 못난 자는 미치지 못한다. 사람 중에 마시고 먹지 않는 이는 없으나, 맛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고 말씀하셨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중용은 곧 덕(德)의 실천이며 덕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중용을 선택하고 그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삶을 쾌락과 만족을 누리는 삶, 

자유를 누리며 책임지는 시민의 삶, 연구하는 철학자의 삶 세 가지로 구분했는데 이 모두를 모자람 없이 채울 때 인간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이 행복을 위해서는 인간 만이 가지고 있는 덕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지나침이나 부족함은 도덕에서 어긋나는 것으로 보아 경계를 해야 한다.

 

△김현준 수필가는 <대한문학> 수필 소설 등단작가이며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은빛수필문학회 회원으로 대한작가상, 행촌수필문학상, 은빛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아내와 아들의 틈바구니에서> 외 6권을 출간했다.

육경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