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을 4·5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39.07%를 얻어 5명의 다른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국회에 입성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듣도 보도 못한 신출내기로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2014년 완주군의원으로 출마해 떨어진 게 유일한 정치경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불과 4개월 만에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강 의원은 이제 이름없는 정치인이 아닌 전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고 전북발전을 견인하는데 앞장섰으면 한다.
강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과 기득권 양당정치를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 중소상공인 보호 등 고통받는 자들의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공약으로 이자제한법 전면 개정, 부유세 신설, 국회의원 특권 폐지, 전주 수소차 특구도시 조성, 기후정의 전주특별시 조성 등을 제시했다.
우리는 강 의원의 국회 진출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무기력한 전북 정치권, 특히 텃밭정당인 민주당에 경종을 울리는 새로운 정치풍토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전북 정치 1번지인 전주을 지역주민들은 강 의원에게 두 가지를 바라면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다. 윤 정부는 그의 말대로 여야 정쟁에 골몰하면서 친일 색채와 서민보다는 친재벌, 부자감세, 복지후퇴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하나는 민생 챙기기다. 강 의원이 호응을 얻은 바 있는 난방비와 전기료 인하, 대출금리 인하,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 등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염려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많은 도민들은 혹여 진보당이 전신인 통합진보당과 같이 너무 이념정치에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념보다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보여줬듯 서민 속으로 파고드는 생활밀착형 정치를 했으면 한다. 선거가 끝났다고 지난 1월부터 진보당 당원들이 전주에서 보여줬든 봉사활동을 접어버린다면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또한 전북의 현안인 새만금사업이나 제3금융중심지 지정, 공공의대 설립 등에도 관심을 갖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비록 1년2개월의 짧은 임기지만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고 내년 총선에서 다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