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묘소에 둔 생일선물 도난⋯시민 '공분'

성 소방교 SNS 캡쳐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주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고 성공일 소방교 묘소에 친구가 두고 간 생일 선물이 사라져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 1일 성 소방교의 친구는 대전현충원에 마련된 고인의 묘소에 신발을 선물하고 돌아왔다.

당초 성 소방교의 생일인 지난달 16일에 선물하려 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면서 결국 묘소에 고인의 선물을 전달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유가족이 묘소를 찾아갔을 때 신발은 사라진 채 빈 상자와 편지만 남아 있었다. 

이에 유가족은 해당 사실을 SNS에 올리며 “비가 온다는 소식에 선물이 젖을까 봐 오빠에게 다녀왔는데, 빈 상자와 편지만 남겨져 있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충원에 문의했지만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에 가족들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도난 사건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공분했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이들을 모시는 곳에서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냐”며 “반드시 범인을 잡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현충원이 어떤 곳인 줄 안다면 이러면 안 된다”며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성 소방교는 지난달 6일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할아버지가 안에 있다”는 도움 요청에 불길에 뛰어들었다가 순직했다.

정부는 고인의 희생과 투철한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