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필마로 지사 자리를 꿰찬 김관영 지사는 취임 9개월을 맞아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려고 전력투구한다. 김 지사가 민주당으로 복당해서 당선되었지만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전북의 현안을 풀어 가기가 여간 쉽지 않다. 원팀이 돼서 김 지사를 돕기로 했던 도내 국회의원들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도생 하기에 급급, 김 지사 한테 큰 도움이 안된다.
김 지사가 젊은 패기를 앞세워 냉·온탕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뛰지만 역부족일 때가 다반사다. 우군으로 믿었던 도내 국회의원들도 차기 지사자리를 놓고 잠재적 경쟁자 관계라서 신경만 쓰인다. 게다가 국힘 비례대표 출신인 정운천 의원 마저도 4·5 전주을 재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도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함에 따라 그간 폼 나게 움직이었던 여야협치가 깨지기 일보직전이다.
지금 김 지사는 대광법, 공공의대법, 특별자치도법 보완 그리고 새만금에 이차전지 기업유치 등을 위해 국회에 살다시피 한다. 서번전번(서울에서 번쩍 전북에서 번쩍)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바삐 뛰고 있다. 성과를 중시하는 김앤장 출신 답게 개인기에 의존해서 여야 의원과 윤석열정부에 매달리고 있다. 다행히도 김 지사의 행정고시 동기들이 아직도 차관급으로 부처에서 실무를 지휘하고 과거 재선 국회의원 하는 동안 함께 호흡했던 여야 의원들이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줘 큰 힘이 되고 있다. 새만금잼버리 대회에 보이스카우트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키로 하는 등 대회개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것도 시도지사 부회장인 김 지사의 믿음과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전북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천리길도 마다 않고 직접 찾아가서 만나기 때문에 도정이 예전과 달리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인하대 윤태익 교수의 세가지 성격유형에 따르면 김 지사는 머리로만 하지 않고 가슴과 장형이 믹스된 리더십을 취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학창시절부터 공부면 공부, 노래면 노래, 운동이면 운동까지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을 싫어하면서 고시3관왕을 일궈냈기 때문에 자신의 임기동안 전국 꼴찌라는 낙후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가 남달라 보인다.
한동안 참모진과 출연기관장을 잘못 인선했다는 비난을 샀지만 한종관 전북신보재단 이사장과 최정호 전북개발공사 사장 등 전문가를 임명해 전화위복 됐다는 평가다. 김 지사가 내년 총선 전까지 스스로 성과를 내면서 자신과 호흡이 맞는 인물이 대거 국회의원이 되어야 롱런할 수 있다. 이번 전주을 재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도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갈망해 김지사도 기업유치를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더 신경써야 한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김 지사의 입지도 종전보다 더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때문에 민주당 한테 큰 도움받는 것도 쉽지 않고 정부여당인 국힘 한테도 지원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북 현안을 타개해 나가려면 도민들의 지지가 더 필요해 보인다. 봄볕에 그을린 그의 얼굴빛이 피곤해 보이지만 전북발전에 대한 결기 만큼은 강하게 느껴진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