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기 전주시정(市政)의 핵심은 강한 경제를 통한 지역 활력에 있다. 무기력한 지역 정서를 걷어내고 역동적 기운이 꿈틀대는 도시로 바꾸겠다는 청사진이다. 서민 경제를 옥죄는 불합리한 족쇄를 풀고 창조적 파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취임 직후 재건축 재개발 용적률 완화와 함께 구도심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 대못’ 을 뽑는 데 먼저 칼을 빼들었다. 환경 시민단체와 기득권층 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더 나아가 그동안 ‘폭탄 돌리기’ 로 인식될 만큼 논의 자체를 꺼려 했던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개발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성장 동력이란 인식 아래 과감한 추진 의사를 밝혔고, 실제 구조물 철거 등 구체적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런 모습들이 “이번엔 뭔가 다르다” 는 긍정적 시그널로 비춰짐에 따라 우 시장이 꿈꾸는 미래 전주에 대한 시민 기대도 큰 편이다.
그는 선거 출사표 때부터 전주 대개혁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해왔다. 개혁을 화두로 변화의 거대한 물줄기를 주도하는 배경이다. 선거 표심을 의식해 전임 시장이 망설였던 핵심 현안들이 그의 지휘 아래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변화에 대한 그의 목마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사실상 공약 실현의 성패는 예산 뒷받침인데 그가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예산 전문가라는 점이 신뢰도를 높여준다. 선거 때도 그는 유불리를 떠나 폭발성 높은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전임 시장이 눈치만 보며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던 완주전주 통합을 비롯해 전주역세권 개발, 천마지구 개발까지 추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의 이같은 직진 본능이야말로 무사안일에 젖어 있던 공직 사회에 경종을 주고 있다.
미래 먹거리 개발 못지않게 그가 관심을 쏟는 게 전주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다. 새롭게 조명되는 후백제와 함께 조선왕조의 뿌리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후백제는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 에 이를 포함시켜 고구려 백제 신라 문화권에 버금가는 명예 회복에 부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의 역사와 문화가 작년 1100만 명 이상 다녀간 한옥마을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느냐가 숙제로 남아있다. ‘가장 방문하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돼 13회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전주시가 그 명성에 걸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꽃 피우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도 역설적으로 전주 대변혁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다.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공단 부지가 모자라 첫 단추를 꿰지 못하는 것도 전주의 현실이다. 눈앞 이익에만 급급해 근시안 행정에 안주한 것도 모자라 미래 투자까지 소홀히 한 것은 무능에 가깝다. 리더 한 사람의 가치 판단에 따라 어떤 후유증을 가져오는지 지금 목도하고 있다. 개혁의 전도사를 자처한 우 시장이 밤낮없이 뛰어야 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