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혼인-이여산

남녀의 결혼은 손수건 같은 만남

슬프고 힘들 땐 눈물을 닦아주고

지치고 힘들 땐 땀을 닦아주는 만남

 

상대를 온전한 사람이라 생각 말고

나의 장점으로 보완해주기 위한 만남

한평생을 미워도 고와도 한 이불 덮는 만남

 

△ 손수건의 일과는 잘 닦아주는 것이다. 일과는 의무이기도 해서 손수건은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어야 하고 땀은 산뜻하게 닦아주어야 한다.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을 나타내는 ‘혼인’이라는 말속에는 서로에게 의존적 존재라는 개념도 들어있다. 남편은 아내로 말미암고 아내는 남편으로 말미암는다. 그래서 “상대를 온전한 사람이라 생각 말고/나의 장점으로 보완”하는 만남이다. 지금 곁에 있는 상대를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리고 나의 장점을 그의 허물 위에 덮어주자. 손수건의 일과처럼 그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자.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