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 미술관, 한준 개인전 ‘기생:기형으로 형성된 자아’ 개최

‘기생: 기형적으로 형성된 자아 지속’ 포스터. /사진=교동미술관 제공

온전한 자아의 형성을 화폭에 담아낸 전시회가 관객을 맞이한다. 

교동미술관이 오는 23일까지 한준 개인전 ‘기생: 기형적으로 형성된 자아 지속’ 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한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으로 평소 작가가 생각한 ‘자아’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졌다. 

실제 전시장 속 작품들은 검정 바탕 위 노란 보름달, 붉은 기생 식물 등이 표현돼 있어 어둡고, 심오한 느낌을 뿜어내고 있었다.

한준 작가 작품

한 작가는 “노란 보름달은 불교미술의 두광에서 착안한 아이템으로 이데아처럼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표현했다”며 “이번 전시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주체적이지 않은 인간의 자아를 외부에 위탁한다는 생각을 표현했다”며 전시 콘셉트를 설명했다.

실제 작품 속에는 히드로나아, 동충하초, 라프레시아 등 기생생물을 그려 각자의 자아를 독립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것이 아닌, 남들의 시선에 기생해서 표현된다는 작가의 생각을 담아냈다.

한준 작가 작품

그는 “작품 속 신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온전하고 정상적인 인체가 아닌 왜곡된 인체를 지니고 있다”며 “이는 타자에게 기능을 과잉 의존하며 다른 방향으로 발달된 기생적 신체를 표현해 자아 개념의 박탈을 이미지로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작품으로 우리에게 중첩돼 있던 행위자들과의 비가시적 기생 관계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는 방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 작가는 전북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해 이번 개인전뿐 아니라 <2016 자화상전>, <2020 아홉 개의 시선>, <2023 planC 벚꽃시즌 초대전:주점전> 등을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