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778개 초·중·고교에서 자라고 있는 학교 수목 관리가 허술하다. 대부분의 수목들이 관리대장에 등재돼 있지 않고 관리할 전문 인력도 없는 상황이다. 전북교육청의 경우 이제야 자체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수목은 재산적 가치뿐만 아니라 교육적 효과가 크다. 따라서 이를 법제화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했으면 한다.
전북교육청이 갖고 있는 지난해 각급 학교 입목죽 주요 수종별 현황(기관 제외)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에 심어진 수목은 총 9만8992본이다. 가이즈까향나무, 꽝꽝나무, 느티나무 등 총 35종에 달하는 수목만 관리대장에 등재되었으며 재산가치는 141억6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수목의 크기, 식재 위치, 활착 면적, 탄소 고정량 등 기본 정보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도내 한 국립대에서 GPS 시스템을 활용해 파악한 수목은 이보다 훨씬 많으며 재산가치도 터무니없게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목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막중하다. 가로수나 공원, 학교, 아파트 등에 식재된 나무들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고 폭염이나 이상고온을 완화시키는 등 국민 건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나아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특히 학교 수목은 미관은 물론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이 든 졸업생들은 학교 역사와 함께해온 수목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목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마땅하나 일부를 제외하고 방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1년에 한 번 이상 실태조사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제화를 통해 체계적 관리를 의무화해야 한다. 관련법에는 초·중·고교와 직속기관 등에 식재된 수목을 데이트베이스화 하고 예산과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현재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지방회계법’이 엇박자여서 학교현장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러한 법제화와 함께 학교장과 행정실장 등에 대한 정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학교를 관리하는 책임자들이 수목과 조경 등에 관심을 가져야 관리가 제대로 되기 때문이다. 수목은 애정과 함께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법제화를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