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2시 전북도청 공연장 3층. 앳된 학생부터 성인까지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잠시 뒤 “다음 팀 올라오시기 바랍니다”는 안내에 따라 긴장한 표정의 사람들은 무대에 올라가 열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북소방본부가 주최한 전북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 참가자들이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도내 13개 소방서 대표로 참가해 다양한 심정지 상황을 연출하고 신속, 정확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과정을 연출했다.
축구경기장과 콘서트장, 헬스장 등 일상 속 심정지 상황 외에도 드론을 이용한 구조 및 행군 중 일어나는 심정지 상황 등이 묘사됐다. 일부 참가자는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각색하기도 했다.
‘의기구명 열기’팀의 김한결 군(19·3학년·전주예술고등학교)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이들을 봤다”며 “우리의 연기를 통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심폐소생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 대회주최측인 전북도소방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방 관계자는 “지난해 한 팀에 3~4명이 전부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기본 8명에서 10명까지 참여해 놀랐고, 분장부터 소품, 배경, 음악 준비까지 유례없이 뜨거운 대회였다”며 “도내 심정지 환자가 늘어가는 상황 속에서 도민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밝혔다.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심정지 환자 이송 건수는 증가 추세로 2020년 1403건, 2021년 1514건, 2022년 1690건이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북에서 일반인이 의료진 도착 전 심정지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비율은 불과 23.8%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10번째 수준. 2020년에는 더 낮은 17.8%로 14번째 수준으로 심폐소생술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4분.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이 시간이 지나면 뇌의 혈액 공급이 중단돼 영구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 생존율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대회에서는 청소년부는 전주예술고등학교 ‘의기구명 열기’팀이, 일반부는 35사단 부안대대 ‘부안지킴이’팀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2팀은 전북을 대표해 6월 2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진행되는 전국대회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