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뚫어 통학로 낸 부부의 선행, 자랑스럽다

초등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위해 통학로를 만들어준 부부에게 표창이 주어졌다. 서거석 교육감은 21일 전주 인후초등학교 인근 상가를 방문해 박주현(55)·김지연(50) 부부에게 교통안전 유공자 감사장과 함께 감사패를 전달했다. 잘한 일이다. 전북지역에서 이러한 선행이 이루어진 것이 자랑스럽다. 

이들 부부는 11년 전인 2012년 주차장이었던 공간에 상가건물을 지으면서 건물 한가운데를 통로로 뚫었다. 이는 인근 대단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위험한 이면도로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학교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부의 배려였다. 건물을 지을 당시 주변에 쇠파이프를 둘러뒀는데 하루에 200∼300명의 아이들이 쇠파이프 아래로 기어 들어가 지나갔다고 한다. 이곳을 막아버리면 아이들은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길을 냈다는 것이다. 통로 면적은 99㎡로 여기를 메워 세를 놓으면 적어도 매달 100만원의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임대 수익보다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택했다.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감동적이다.

그 뒤에도 수고가 많았다고 한다. 매일 버려지는 쓰레기를 치우고 눈이라도 오면 새벽부터 일어나 염화칼슘을 사다 뿌렸다. 지금까지 들어간 나무데크 수리비만도 수백만 원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부근은 항상 위험하다. 어린 학생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스쿨존이 설치돼 있어도 천방지축으로 뛰는 아이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어린이는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이 아닌가. 특히 등하교 시간에는 한꺼번에 차량이 몰려 크게 혼잡을 빚어 더욱 위험하다. 또한 등하굣길은 대개 길이 비좁고 차량들이 다녀 항상 긴장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나 학부모들은 마음을 놓지 못한다. '워킹스쿨버스(Walking Schoolbusㆍ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 지킴이)' 등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으나 역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속방지턱이나 안전펜스도 교통불편을 초래한다는 어른들의 민원에 밀려 철거되곤 한다. 

이러한 교통위험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통학로 확보는 모든 학교의 고민이다. 이번에는 이들 부부의 선의에 의해 보호되는 사례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치단체와 교육청, 경찰이 나서야 할 일이다. 이들 부부의 선행을 본받아 시민들도 이에 협조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