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결과가 전북발전 좌우

올해로 전북은 도제(道制)를 마감하고 내년부터 특별자치도 시대가 열린다. 지난 3일 각계 240여 명이 서울 스위스그랜드 호텔에 모여 전북특별자치도 국민지원위를 발족, 더 특별한 전북시대를 맞자고 결의했다. 상당수 도민들이 매스컴을 통해 연일 특별자치도 뉴스를 접하지만 관심부족으로 그 내용을 잘 모른다. 전국에서 특자도와 시로 제주 강원 세종이 지정됐다. 내년 1월18일부터는 전북의 명칭이 전북특별자치도로 바꿔지면서 모든 행정이 특자법에 따라 운용된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전북특자도법은 우선 큰 얼개만 갖춰서 통과한 법이라서 내용이 빈약하다. 그래서 전북도가 제주와 강원도법을 벤치마킹, 실질적으로 도움 되도록 하려고 특례조항을 담아 연내에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전북은 전국 꼴찌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간 전북은 진보가 정권 잡았을 때가 전북발전의 기회였지만 그걸 못 살리고 허송세월 한 바람에 오늘 같은 낙후가 만들어졌다. 이제 와서 누굴 탓하고 원망할 때도 지난 것 같다. 민주화 이후 지난 30년 동안 바깥 세상이 엄청나게 변했지만 전북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갇힌 세상을 살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크게 외친 사람도 없고 모두가 자기 앞에 큰 감만 놓으려고 아귀다툼했다. 말로만 형 동생하는 그릇된 문화만 횡행했지 서로가 상생하려는 모습은 안보였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지만 서로 뒤통수나 치고 사는 사회로 막가다 보니까 신뢰가 구축되지 않았다.

농업이 주를 이뤘던 전북이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생태계를 제대로 전환시키지 못해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했다. 특히 3번 진보정권을 탄생시켜 놓고도 정치권의 무능으로 전북 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지사·국회의원·시장·군수 등 선출직을 잘못 뽑은 게 결정타였다. 이들은 입신양명하기에 바빴고 이웃 광주 전남 들러리 서주는 것으로 끝났다. 임기내 내세울만한 뚜렷한 업적이 없다. 1995년 민선자치가 본격 시행되었지만 제왕적 위치에서 조자룡 헌칼 쓰듯 인사권만 남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도민들이 권리위에서 실컷 낮잠을 잔 꼴이 돼버렸다.

전북이 명칭만 특자도로 바꿔져선 안된다. 도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도록 기업유치와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제도의 변화에 따라 지역발전이 이뤄지도록 지혜를 모아 함께 혁신해야 한다. 그간 무능한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어리석음을 더 이상 반복해선 곤란하다. 지금은 운동권 출신 대신 전문가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한다. 민주당 일당독식구조를 끝내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전북발전을 모색하도록 경쟁의 정치시대를 열어줘야 한다. 도민들이 정치의 근본틀을 바꿔주지 않으면 전북발전은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 

특자도 시대를 맞아 미래로 발전해 갈 것인지 아니면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가 내년 총선결과에 달려 있다. 그간 지역정서에 함몰돼 묻지도 따져보지도 않고 막가파식 싹쓸이 선거가 지역을 망쳤다.그래도 계속할 것인가.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