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 사진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마침표를 찍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지연(75) 작가의 사진전 ‘전주의 봄날’ 작가와의 대화가 지난 6일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 진행됐다.
이날 작가와의 대화는 김 작가가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학동 사진미술관의 개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서학동 사진미술관이 문을 연 2013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김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주의 멋과 아름다움이 기록돼 있다. 작품에는 이제는 목격할 수 없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 돔’과 효자동의 대한방직 내부 사진이 담겨있다.
또 전시장 내부를 채우는 작품들을 감싸고 있는 '갈색 액자'와 달리 지난 3월 벌목된 전주천의 버드나무 숲이 담긴 사진은 '검정 액자'로 표현돼 있었다.
김 작가는 “그저 예쁜 풍경이라 찍어둔 사진이었는데, 베여버린 버드나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은 풍경들이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검은 프레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 작가는 “광주가 고향인 저로서는 전주가 가진 특성을 제 몸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과거에 아름다운 곳 중의 일부로 전주를 생각했던 반면, 10년 동안 전주를 바라보니 지금은 전주가 제일 아름다운 고장임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서학동 사진미술관 이일순 대표는 “1년여 동안 대표로 활동하고 있지만, 김지연 작가가 10년 동안 관장으로 가꿔온 서학동 사진미술관의 방향성을 계속해서 지켜가고 싶다”며 “많은 사람이 즐겁고 질 높은 예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예술 공간으로 앞으로의 10년을 꾸미고 싶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광주 출신으로 늦은 나이에 사진을 시작해 <정미소>, <나는 이발소에 간다>, <근대화상회>, <삼천원의 식사> 등 15권이 사진집과 <감자꽃> 등 3권의 사진 산문집을 냈다.
한편 김지연 작가의 ‘전주의 봄날’ 사진전은 오는 28일까지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