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지난 9일 오후 7시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린 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제10기 1학기 6강에서 이 같이 말문을 열며 국제질서의 대격변과 대한민국의 선택'을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대한민국의 현주소, 외교 상황, 미래 외교 방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외교를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이다. 외교는 곧 회식지대라는 말이다. 우리가 친한 국가와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이익 다툼을 할 수도 있지만 적대적인 관계에 놓인 국가와 타협할 수도 있는 게 바로 외교다"며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의 외교 상황을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뒤에 지지해 주는 나라 하나 없이 "돌격, 앞으로!"를 외친 상황으로 봐도 무관하다는 말이다.
김 전 원장은 "지금처럼 전쟁 같은 외교가 계속되면 나중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없이 덩그러니 대한민국만 혼자 남아 총알받이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원장은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조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대결에서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30년 동안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주저앉히는 일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일도, 미국과 중국이 다시 친해지는 일도 없을 테니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향후 30년 동안 가장 현실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은 계속 엎치락뒤치락 싸운다는 것이다. 결국 미중 패권 대결은 승부가 나지 않을 테니 우리는 이 안에서 최고의 전략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원장은 "강의 내내 부정적인 이야기만 했는데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현 정부의 외교에 좋지 않은 평가가 있지만 다른 나라는 정부와 국민을 하나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면서 "정부도 보지만 국민도 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똘똘 뭉치고 우리가 우리를 지키고 우리가 우리에게 희망을 걸면 된다"고 마무리했다.
강원도 홍천 출신인 김 전 원장은 미래전략연구원 외교안보전략센터장, 한반도평화포럼 기획위원장·외교연구센터장, 외교부 혁신이행외부자문위원회 위원장,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번영분과 위원, 국립외교원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