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빚폭탄 걱정하는 소상공인

코로나19가 3년 4개월만에 종식됐지만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빚폭탄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등의 지원조치가 9월이면 종료돼 ‘코로나 대출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들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지속되는데다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손님이 떨어진 상황에서 다달이 청구되는 임대료와 대출금 상환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웠다. 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북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금융 지원을 추가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개인 사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 원으로 1년 새 12.2%인 110조6000억 원이 증가했다. 이중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720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지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북지역 중소기업(개인 사업자 대출 포함) 대출은 20조5498억 원으로 1년 새 3.3%인 6556억 원이 늘어났다.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0.47%로 1년 전보다 0.23%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행업과 숙박업 등 최근 경제상황이 좋아진 소상공인 일부는 이미 부채를 상환하기 시작했다”며 “이들 부채가 건전성 위기의 뇌관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그동안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를 5번째 연기했는데 또 연장하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은행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초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타격을 입은 음식점 PC방 노래방 등 소상공인들은 빚을 내 겨우 버텨왔다. 직원들도 내보내고 ‘나 홀로 사장’으로 견디고 있는 업체도 많다. 여기에 정부는 16일부터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곱사등에 짐을 하나 더 안긴 셈이다.

이처럼 어려움이 겹치자 소상공인엽합회는 중앙회 차원에서 금융지원의 추가연장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업체별 상환능력을 고려해 금융지원을 연장해 숨통을 틔워줬으면 한다. 빚폭탄으로 극단적 선택 등 비극이 일어난 후에야 사후약방문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