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유네스코는 “동학농민혁명은 한국의 민중들이 국가의 위기를 해결하고 평등사회를 해결하고자 무장투쟁을 벌여 세계사적인 모범이 될 만한 사건으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부패한 지도층에 저항하고 외세의 침략에 반대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에 집강소라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 체제를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러한 형태의 거버넌스는 신선한 민주주의 실험으로, 19세기 당시까지 유사한 제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돼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했던 기억의 저장소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등재된 기록물은 총 185건으로 동학농민군이 생산한 회고록과 일기, 유생 등이 생산한 각종 문집과 조선 관리와 진압군이 생산한 각종 보고서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18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중 처음이며 전북과 직접 관련된 기록물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산재돼 있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자료들을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체계화하고,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는 내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국제 학술대회와 특별전시 등 가치 확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창군도 동학농민혁명 시작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현재 천도교 중앙총부가 소장 중인 무장포고문 필사본 복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동학농민혁명이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세계사적 위상을 갖게 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국권 침탈에 맞서 싸운 농민군 참여자를 독립 유공자로 서훈하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출발점이 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것은 물론, 동학농민혁명 기록을 외국어로 번역해 전 세계인들에게 보급하는 노력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