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23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집결했다. 봉하마을에 모인 이들은 '노무현 정신' 계승과 스스로의 반성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상대 진영에 비난은 그치지 않았다. 또 고인의 생전 뜻과 발언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자녀 노건호·정연씨를 비롯한 유족,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이 참석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2008년, 대통령님께서 고별 만찬에서 해주셨던 말씀을 기억한다”면서“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는다'고 하셨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말씀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약자를 보듬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민생에 온기를 더하겠다. 자유와 번영,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소통과 통합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통령 노무현'은 특정 진영과 정파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었다”며 “이제 우리가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 이상이란 것은 더디지만 실현된다는 믿음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추도객은 4500여 명(노무현재단 집계)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