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길68 미술관, 유대수 '산산수수' 판화전 열어

6월 6일까지 전주한옥마을 향교길 68 미술관서 진행
어두웠던 과거와 달리 변화된 판화로 새 길, 희망 암시

2023. 숲-1. 15x15cm. 한지 목판 채색. Ed. 30. (초록)/사진=향교길 68 미술관 제공

흑백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을 입힌 판화, 다채로운 색상으로 새로운 길을 암시한다.

향교길 68 미술관은 다음 달 6일까지 유대수 작가의 ‘산산수수(山山水水)’ 판화전을 진행한다.

유 작가는 평소 깊은 숲에 갇혀 방황하거나 구부정한 어깨를 하고 숲으로 들어가는 사내의 뒷모습 등을 작품에 새겨, 묵의 짙은 중압감을 사용해 깊고 무거운 인상을 보는 이에게 전했다.

2023. 숲-2. 15x15cm. 한지 목판 채색. Ed. 30. (빨강)/사진=향교길 68 미술관 제공

하지만 그는 이번 전시에서 사각의 틀을 탈피해 둥근 판각에 작품을 새기고, 흑백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을 입히는 등 작가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는 신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유대수 작가/사진=향교길 68 미술관 제공

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들이 과거 작품에 비해서는 훨씬 섬세하고 조밀해져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또 다른 도전을 위해 16점의 원형 판화 시리즈로 숲 연재를 선보인 이번 전시로 ‘숲을 새기는 유대수’라는 정형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길을 암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 속 울창한 숲에는 길이 생겼고, 각진 화면은 둥글어져 작가 스스로 숲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와 희망이 보인다.

2023. 숲-3. 15x15cm. 한지 목판 채색. Ed. 30. (파랑)/사진=향교길 68 미술관 제공

조미진 향교길 68 미술관 관장은 “작품 속에서 삶의 우여곡절을 겪은 뒤 평안을 얻고, 그 너머에서 삶을 관조하는 작가의 태도가 읽힌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가 숲속에서 빠져나와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유 작가는 전주 출생으로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전북대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그동안 16차례 개인전과 100여 차례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주서신갤러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