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1일 국회는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새만금으로 유치하기 위해 모인 전북인들로 떠들썩했다.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1500명 이상의 전북인이 한꺼번에 결집하면서 행사장에는 앉을 자리조차 없었다. 이번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염원 500만 전북인 결의대회’는 이차전지 산업을 향한 전북도의 열망을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이차전지’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산업 부상
이차전지가 활용되는 영역은 반도체처럼 무한하다. 이차전지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무선 가전은 물론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드론, 로봇, 전기선박 등으로 적용 영역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 미래 산업의 변화는 전동화, 무선화가 핵심이란 점에서 모든 사물이 이차전지로 움직이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차전지는 일차전지와 달리 충전이 가능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차전지가 탄소절감 시대 친환경 부품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대표적인 이차전지 소재로는 니켈-카드뮴, 리튬이온, 니켈-수소, 리튬폴리머 등이 있다. 이들 이차전지 소재가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 카메라 등 생활형 전자기기는 물론 전기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함께 이끌었다.
이차전지는 친환경화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제전쟁의 선봉에 선 산업으로 부상했다. 이차전지가 산업화 시대 소외돼 왔던 전북의 산업지도를 바꿀 미래 먹거리로 기대되는 배경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왜 새만금인가
우리나라는 소형 이차전지 시장에서 오랫동안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또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에서도 선두에 다가서는 상황이다.
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한국은 IT 기기용 소형 이차전지의 시장 점유율에서 2011년부터 10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전기차용 중대형 이차전지의 시장 점유율에서 1위인 중국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이 글로벌 전기차업체에 이차전지를 공급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이차전지 소재, 부품,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만금은 기업 입장에서 기회의 땅과 같다. 국정과제인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확대·지정'을 통해 앞으로 입주기업에 법인·소득세를 최대 5년간 면제·감면해 주기 때문이다.
특히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중국 GEM 등 국내 대기업과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산업단지를 뒷받침할 국제공항, 항만, 철도 등 대규모 물류교통망도 속속 구축이 예정돼 있다.
새만금은 값싸고 넓은 부지가 최대 강점이다. 또 이차전지 산업 자체가 친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에서 국내 유일의 RE100 실현의 최적지인 새만금은 이 부분에서 여러 경쟁 도시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500만 전북인 단결된 목소리 국회서 통할까
국회의원회관에서 1일 열린 ‘이차전지 특화단지 결의대회’는 전북인들의 의지와 단결력을 부각하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회의원 300명의 사무실이 밀집한 의원회관 2층 로비와 복도 대회의실을 1500명 이상에 달하는 전북인들이 가득 채우면서 중앙정치권의 관심을 자극했다. 무슨 일로 전북사람들이 이렇게 모였는지 그 배경에 의문이 생긴 것이다. 이날 모인 전북도민들이 대회의실을 가득 채우면서 서서 행사를 지켜보는 사람도 상당했다.
울산, 경북 포항, 충북 오창과 경쟁하고 있는 전북 새만금을 각인시키는 기회로도 작용했다.
낙후를 면치 못한 전북인들의 경제 발전에 대한 갈증은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회의실을 지나던 여당 소속 중진의원은 “자기 지역의 발전을 위해 민·관·정이 모두 모여 한 국회에서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매우 드물다”면서 “갑자기 관심이 끌려서 얼핏 행사 내용을 들어봤는데, 전북도민들의 열망과 세밀한 준비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맞은편에서 우리 당에서 진행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 행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행사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 이목이 분산될 정도였다”며 “아무쪼록 불붙은 자치단체 간 경쟁에서 전북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