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샤이비츠

토마스 샤이비츠 그림, Fugue 2023.

서울 학고재갤러리에서 독일 작가 토마스 샤이비츠의 제니퍼 인 파라다이스’이 지난 5월부터 이달 17일까지 회화 21점과 조각 2점을 전시하고 있다. 토마스 샤이비츠(Thomas Scheibitz, 1968~)는 독일 최고 명문대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독일 미술 대표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샤이비츠는 르네상스 회화부터 이 시대 각종 광고·사진·만화·인터넷 등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뽑아 변형과 재구성해 포토샵 작업방식으로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해온 작가이다. 전시 제목 제니퍼 인 파라다이스포토샵으로 편집된 최초의 사진 제목으로 시각예술을 바꾸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1990년 포토샵이 출시되면서 사진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게 되면서, 재미나 즐거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편집이 보편화된다. 그는 전통적인 풍경화와 정물화, 인물화를 독창적으로 개발한 색채와 자유로운 편집으로 새로운 이미지의 회화를 개척했다. 그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연필로 그린 이미지를 기하학적 도형과 상징체계로 변형시켰다. 그의 작품은 추상 표현인지 재현 회화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형광 연두색과 주황색, 이와 대조되는 무채색 등을 사용해 팝아트 같지만 모던함과 동시에 독특한 깊이감을 주는 걸작이다. 20세기 추상미술의 거장 바실리 칸딘스키가 있다면, 21세기에는 토마스 샤이비츠가 있다고 생각된다. 칸딘스키는 원색과 검정색을 많이 사용했지만 샤이비츠는 형광색과 무채색, 중간색을 주로 쓴 점이 다르다. 이런 샤이비츠의 작품을 보게 되어 가슴이 시원해지고, 멋있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즐겁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