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시작해요" 28번째 환경의 날, 남들보다 조금 불편하게 살아가는 이들

상대적으로 높은 운영비 감수하며 친환경 실천하는 이들
제로웨이스트 펜션부터 플라스틱 대신 PLA 컵 사용하는 카페까지

폭염 발생 빈도 8.6배, 가뭄 확률 2배, 강수량 1.5배, 태풍 강도 10% 증가, 해수면 고도 0.26~0.77m 상승, 어획량 150만t 감소.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가 1.5℃ 높아졌을 때 나타날 현상 중 일부다.

'1.5℃’를 넘지 않기 위한 범 지구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온도가 1.5℃ 높아질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5일 스물여덟 번째 환경의 날을 맞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위해 일상에서 불편을 감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로웨이스트 펜션' 운영자 모아 씨.

△“제로웨이스트가 당연한 사회가 되길”

모아 씨(활동명·27)는 모악산이 훤히 보이는 산자락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 펜션이라는 점이다.

그의 펜션은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고체비누와 고체치약 등 친환경용품만 비치하고 있다.

또 충분한 식기를 준비해 손님이 쓰레기를 최대한 배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일회용품 사용도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그는 “운영 초 쏟아지는 쓰레기를 보며 손님의 편의를 존중하면서 쓰레기도 줄이고 환경에 대해 제고할 수 있게 할까 고민했다"며 "기후위기 메시지를 공간에 잘 녹이기 위해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의 제로웨이스트 펜션이다”고 전했다.

화학제품이 아닌 친환경용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운영비용은 증가한다. 하지만 모아 씨는 손님들이 친환경용품을 통해 생활해보게 하고, 이를 계기로 일상 속 실천을 이끌고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다.

모아 씨는 “최종적으로는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이 특별한 것이 아닌 당연한 것이 되길 바라며,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PLA 컵 사용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사장 최우석 씨.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퍼져나가길” 

최우석(31) 씨는 전북대학교 옛 정문에서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카페와 다른 점은 일반 플라스틱 컵과 빨대 대신 PLA 컵과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기까지 450년이 걸리는데 반해 PLA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 180일이면 분해돼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2배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 씨가 PLA를 사용하는 이유는 환경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에 기반한 가치 있는 소비문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카페 창업이 유행처럼 퍼져나가며 많은 플라스틱이 버려지고 있다”며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이 해양에 버려져 나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어류를 통해 우리 식탁으로 올라올지 모른다”고 말한다.

또 최 씨는 모든 손님에게 PLA에 대한 설명을 하며, 이를 통해 생활 속에서 작은 환경실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최 씨는 “환경 정책을 내세우는 정치인에 투표한다거나 대중교통 이용 등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끌어내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프리데코 대표 모아름드리 씨./사진제공=안현준 사진작가.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제공하길”

모아름드리(31) 대표는 비영리단체 ‘프리데코’에서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젝트 등을 통해 친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남부시장에서 시민들에게 비닐 대신 ‘시장가방우체통’을 통해 시장가방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폐우산과 폐현수막을 이용해 에코백을 만들거나 커피찌꺼기로 키링을 만드는 등 ‘새활용’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또 축제 컨설턴트 경험을 살려 2021년부터는 ‘지구별페스타’라는 환경 축제를 이끌고 있다.

모 대표가 환경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동생이었다.

대표는 “축제가 끝날 때마다 발생하는 쓰레기들을 보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생겨 동생이 운영했던 ‘프리데코’를 간간이 도왔었다"며 "그러다 환경운동에 전념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직접 대표가 돼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 대표는 환경 운동을 통해 시민들이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그는 “텀블러에 커피를 받겠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