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북인의 포효

일러스트/정윤성

조용하기만 했던 전북에 기업유치를 위한 새바람이 불었다. 농경사회의 티를 벗지 못한 전북이 산업생태계를 바꾸기 위한 몸부림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정치권이 무능해 전북 몫이 제대로 챙겨지지 않아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SOC확충이 미흡, 사실상 기업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지난 문재인 정권때가 전북발전의 좋은 기회였음에도 이를 못 살리고 허송세월 해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전북을 떠나간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각 시·도의 기업유치 경쟁이 더 뜨거워졌다.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국책사업유치를 통한 기업유치에 올인한다. 충북 울산 경북에 비해 이차전지 후발주자인 전북은 새만금에 특화단지를 유치하려고 김관영 지사가 직접 PT를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북이 기필코 새만금에 이차전지를 유치하려는 것은 그간 터덕거렸던 새만금개발을 앞당기면서 기업집적화로 청년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러의 인도 진출이 무산되자 이를 새만금으로 유치하기 위한 선행작업으로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만들려고 한 것. 

돌이켜 보면 전북이 2011년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긴 것은 전략을 잘못 수립, 무작정 떼만 쓴 꼴이 됐다. 공기업선진화법에 따라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합치는 판에 전북은 지휘부 20%를 전북으로 나머지 실무부서 80%를 경남 진주로 옮겨 가야 한다면서 유치전략을 폈던 것. 그 당시 경남 진주쪽은 전북이 이같은 전략으로 나와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면서 표정관리에 들어 갔다는 말이 나왔다. MB정권하에서 야권인 전북이 정치적으로 불리했지만 정치권 무능으로 없는 돈 써 가며 관제데모판을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가서 벌였다.

더 가관이었던 것은 정부가 총리실 주도로 삼성을 끌어들여 새만금에 7조6천억을 투자키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던 것이다. 총리실이 LH일괄이전 문제에 대한 도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위무책으로 이 같은 사기극을 벌였다. 돌이켜 보면 얼마나 MB정권이 전북 도민들을 얕잡아 봤으면 이 같은 일을 저질렀겠는가를 알 수 있다. 특히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MB 정권에 대한 비판발언으로 서먹거렸던 상황이라서 화해제스쳐로 억지 춘향이 노릇에 끼어들었다.

이 같은 사실을 꺼낸 이유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대규모 범 도민 결의대회를 가졌기 때문이다.12년 전 같은 장소에서 LH유치를 위해 향우들까지 3천여명이 참가해 사즉생의 각오로 궐기대회를 가졌다. LH유치 실패로 전북 도민들이 그간 열패감에 휩싸였지만 김 지사 취임 이후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생겨나 한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아직 유치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전북인들이 모처럼 만에 대한민국 정치중심인 국회에서 전북인의 목소리를 냈다는 게 의미가 컸다. 

그간 전북도민의 목소리가 워낙 작아 중앙정치권에 들리지도 전달되지도 않았다. 유능한 정치권이 만들어질 때까지 직접 도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날 처럼 전북 몫을 찾아오도록 포효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