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 8초? 우린 6월에 떠난다" 고물가 피했는데 또 고물가?

극성수기 휴가 물가 피하니 눈 앞에 고물가
차선책으로 비수기 휴가 선택하는 분위기
날씨 덥고 관광지 밀집되는 극성수기 피한다
숙박비, 외식물가, 휴게소 물가까지 들썩

여행/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전통적인 여름휴가 시즌으로 여겨지는 극성수기, 일명 7말 8초(7월 말 8월 초) 공식이 고물가 앞에 깨지는 모양새다. 서민들이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도 1년 중 가장 꿀 같은 여름휴가를 놓칠 수 없어 차선책으로 비수기 휴가를 택한 것이다.

지난달 국내의 한 항공사가 SNS를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40% 이상이 극성수기인 7·8월을 피해 비수기인 5·6·9·10월에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극성수기 여행을 피한 이유로는 '여행 비용이 많이 들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극성수기에 숙박·외식 물가 등이 크게 오르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극성수기 여행을 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극성수기의 날씨가 덥고 관광지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을 감안해 극성수기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실제 전북지역 한 유명 호텔의 비수기·극성수기 숙박비를 비교해 본 결과 30여만 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기 평일(6월 12∼13일)은 4인 기준 1박에 12만 원, 극성수기 평일(7월 31일∼8월 1일)은 4인 기준 1박에 40만 원에 달했다. 무려 3배 차이를 넘어섰다.

최근 전북지역 외식 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1인분 기준 김밥은 2960원, 자장면은 6300원, 칼국수는 8300원, 김치찌개 백반은 8600원, 냉면은 9100원, 비빔밥은 1만 690원, 삼겹살은 1만 5925원, 삼계탕은 1만 6000원으로 나타났다.

숙박비, 외식 물가뿐만 아니라 여행길의 꽃으로 불리는 휴게소 물가도 들썩인다. 전국 휴게소 평균 물가는 비수기·극성수기가 나뉘지 않지만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아메리카노, 호두과자, 카페라테, 국밥, 비빔밥, 돈가스, 떡꼬치, 라면, 핫도그, 어묵우동) 모두 전년 대비 적게는 1.0% 많게는 12.1%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고물가 흐름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비수기 휴가마저도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비수기 휴가를 선택하는 분위기지만 고물가라는 높은 벽을 넘어설 수 없어 서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월 말 7월 초에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박모(37) 씨는 "어차피 갈 여름휴가인데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같은 숙소도 일정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냥 조금 서둘러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