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현안 협력을

전북도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해온 공공기관들이 소통의 장을 다시 열었다. 전북도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장 정례모임인 ‘온빛회’를 4년만에 다시 갖고, 모임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 결성된 이 모임은 전북도와 전주시·완주군 등 지자체장과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관장들은 앞으로 더욱 유기적이고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 회칙 개정을 통해 모임을 매 분기마다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북도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지역 현안을 공유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당연히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이 여태껏 보여준 행보를 보면 전북도가 맡아야 할 역할과 과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혁신도시는 지난 2003년 당시 노무현정부가 국가 균형발전 구상을 통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태동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서울과 같은 경쟁력 있는 도시를 전국에 키워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2008년 착공한 전북혁신도시에는 2017년까지 농촌진흥청과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해 모두 13개 기관이 이전했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혁신도시가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 다방면에서 특혜를 줬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가 자생력을 갖춘 지역의 성장 거점으로 정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전북혁신도시의 몇몇 기관은 주요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균형발전보다는 여전히 ‘서울 바라보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사회에 실망을 안겼다.

코로나19로 수년간 중단됐던 전북도와 혁신도시 공공기관장 정례모임이 다시 시작됐다. 때가 되면 열리고 모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형식적인 간담회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전북도와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이 정례모임을 통해 지역 현안을 고민하고 지역발전에 힘을 모으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이제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 완전히 뿌리내리고,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발전에 앞장서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