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일 작가, 소설집 '베트남 탈출의 기록'

화자의 여행길 바탕 실존 문제를 깊은 사유, 유려한 이야기 통해 표현

베트남 탈출의 기록 표지/사진=교보문고 제공

차호일 작가가 소설집<베트남 탈출의 기록>(도화)을 펴냈다.

책에는 표제작 ‘베트남 탈출의 기록’을 비롯해 ‘알카자쑈’, ‘통도사 반야용선도’, ‘남편기’, ‘사형 집행인’, ‘깊고 먼’ 등 여행을 바탕으로 한 총 11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돼 있다.

첫 번째로 수록된 ‘알카자쇼’는 태국에서 공연되는 트랜스젠더들이 올리는 공연 이름이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등장인물의 생각으로 지금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째 ‘통도사 반야용선도’는 중생이 그린 그림 ‘반야용선도’에 관한 이야기다.

세 번째 ‘남편기’는 철학관을 운영하는 남자의 아내가 그를 만나 결혼해서 살게 된 과정을 되새기는 이야기로, 여자의 지향점과 남편이 보이는 삶의 모습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으로 묘한 즐거움을 전한다.

‘사형 집행인’은 예수의 사형을 담당한 인물을 그린 소설로 정확하고 흥미로운 화자의 심리묘사로 독자의 흥미를 유도한다. 표제작인‘베트남 탈출의 기록’은 월남전에 참전한 낙오병의 행로를 매우 사실적으로 형상화하며 전쟁으로 인해 처절하게 구겨지는 인간의 실상과 고통스러운 운명에 대해 서술한다.

이처럼 차 소설가는 주로 화자들의 여행길을 바탕으로 현실에 갇힌 그들의 삶과 실존의 문제를 깊은 사유와 유려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표면으로 배어 나오게 하고 있다.

차호일 소설가

서울 출생인 차호일 소설가는 문학박사이며 <문예한국> . 충청일보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저서는 <비명소리> , <달빛끄기> , <그해 여름의 이상했던 경험> , <아주 오래된 기억> ,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디지털시대 우리문학 다시 읽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