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개통을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소식이 없다. 물 건너 갔다. 여기까지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조기 개통은 커녕 예정보다 1년이나 늦춰지게 생겼다. ‘2023 새만금 잼버리’와 맞물려 관심을 모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얘기다. 총연장 55.1km 4차선 규모로 설계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새만금 개발에 따른 광역교통망 확충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전북의 오랜 현안인 새만금~포항 동서횡단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새만금과 전주를 바로 연결해 광역도시권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또 교통인프라 확충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예상됐다.
2018년 5월 착공했고, 사업기간은 2024년 12월까지였다. 이후 지구촌 최대의 청소년 축제인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되면서 SOC 확충 방안의 하나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조기 개통 문제가 거론됐다. 전북도가 정부와 관련 기관에 새만금 잼버리 이전 고속도로 개통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국제행사 개최 이전에 새만금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또는 호남고속도로 분기점까지의 구간만이라도 조기 개통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집중 투자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마침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전북 출신인 김현미 장관과 이강래 사장이 재직하고 있었다. 모처럼 비빌언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새만금 잼버리에 맞춰 2023년 7월 고속도로 조기 개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이 같은 기대는 어느 순간 도민들에게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현장 상황과는 거리가 있는 정부의 단순 ‘립서비스’였는데도 말이다.
8월 1일 개막하는 잼버리 일정이 바짝 다가오면서 실상이 알려졌다.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이 고속도로의 평균 공정률은 65% 안팎에 그친다. 조기 개통은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사업 주체인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국토교통부 및 기획재정부와 사업기간 1년 연장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2025년 12월 개통하는 방안이 다음달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약지반과 잇따라 발견된 고대 유물, 그리고 송전탑 이설 작업 등이 공사 기간을 늘리는 요인이 됐다.
물론 현장 여건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렇지만 허탈감과 실망감은 어쩔 수 없다. 그간 도로 등 SOC 확충사업이 수도권 우선으로 추진되면서 전북지역의 도로건설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우여곡절 끝에 착공을 하더라도 예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완공은 늘 하세월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국제행사, 그리고 새만금 개발과 맞물린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예외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대실소망(大失所望)’,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마침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매립공사 마무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쉬움이 더 커진다.
/ 김종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