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변화를 추구하는 생명체다. 태어나고 자라고 발전하고 쇠퇴하는 순환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도전받고 요구한다. 성장과 발전이란 욕망을 추구하면서....
그러한 도시의 성장과 발전과정에서 새로운 수요와 공급에 자리를 내주면서, 한 시대를 살아왔고 지켜왔던 오래된 동네들이 있다. 하지만, 오래되고 낡은 동네들의 손을 맞잡고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옛것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며 잊혀져가는 전주의 오랜된 곳곳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이다.
도시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쇠퇴하면서 생기는 지역의 문제가 매우 다양하고, 양상도 각양각색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도시재생사업은 그 지역의 문제를 진단하고,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해결 방안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현장의 문제를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친다.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과정으로 지역사회 혹은 동네를 바라고 논의하고, 실행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현장에서 추구하는 도시재생의 의미는 어쩌면 어렵지 않다고 본다. 한 지역이 쇠퇴의 시기에 들어섰을 때 수수방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행정과 함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렇다고, 행정가 혹은 전문가에게만 문제 해결을 요구하지 않고, 지역 주민 스스로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천하고 하도록 하는 것. 시민들과 함께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잃어버린 경제적·물리적 환경과 같은 삶의 불균형을 시민 활동으로 바로 잡아보자는 의미 아닐까 생각한다.
기존의 도시개발과 정비계획중심에 의한 수요와 공급창출위주의 관리계획만 있었다면 지금의 도심 재생은 다양한 시민 활동과 수요을 발굴하고 무엇을 어떻게 공급할 것이냐는 대해 역동적인 시민 활동과 시민들이 가진 공간자산을 어떻게 개발하고 정비할것이냐는 쟁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의 대한 시민중심의 개발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
한 예로, 전주 구도심 역시 전라감영이나 풍패지관 복원 등 굵직한 물리적 재생을 진행하면서도, 시설자산을 기반으로 시민들이 공유하고 협력하는 활동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자산기반(시설)기반의 활동을 통해 전주 구도심이 문화적 공간으로서 공공성과 시민들이 공간 및 시설자산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산과 소비의 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타 도시와 구별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이 도시재생의 목적은 아닌 것 같다. 전주의 성장과 태동의 과정을 거쳐, 현재 전주시민에게 어떠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지 혹은 수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전주시의 발전과 미래에 있어 시민들에게 무엇을 요구받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전주의 개발과 발전의 과정에서 소외된 오래된 동네와 장소가 전주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는 자신의 일을 찾을 수 있는 터전이 되고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옛 추억을 찾아 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도시재생사업이 전주의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양적 팽창 될수록 이러한 사업이 전주시민의 생활과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기반이되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되짚곤 한다. 그러한 질문을 잊지 않고, 전주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시민들의 수요와 함께 사업이 전개 됐으면 한다. 아울러 사업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의 투자가 열악하거나 소외된 오래된 동네를 새롭게 구성하고, 재건할 수 있는 요소와 사람을 발굴하고 성장시키고, 지켜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전주의 도시발전과의 비전에 있어 도시재생이 제대로 역할을 할수 있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소영식 센터장은 전통문화(원도심)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