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표 나온대로 움직인다. 표가 많이 나오면 예뻐서 예산을 많이 지원해주고 싶고 안 나오면 그 반대로 간다. 지난 대선 때 국힘 윤석열 후보가 전북에서 14.4%를 얻었다. 국힘쪽은 기대했던 만큼 표가 덜 나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윤후보가 가가호호 친필편지까지 보내 지지를 호소했는데 20% 이상 얻지 못했다면서 아직도 지역감정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는 것. 지난 전주을 재선거 때 국힘 김경민 후보는 6명 중 8%를 얻어 5등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의혹을 제기한 무소속 안해욱 후보가 10.14%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재선거 때 출마를 접었던 국힘 정운천 비례대표 의원이 자당 김경민 후보의 표가 적게 나오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도당위원장과 완산을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일각에서 선거유세차 김기현 당 대표가 왔는데도 사람이 모이지 않은 것은 정의원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탓 때문이라고 지적했지만 정의원측은 김후보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는데도 그같은 사정을 몰라준 당에 서운함을 표시했다. 어찌됐든지 간에 전주 연고가 별로였던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39.07%로 당선,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귀책사유로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정서적으로 맞질 않은 진보당 출신이 국회의원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완주군수를 두번한 친 민주당 무소속 임정엽 후보가 32.11%로 2위를 했지만 그가 만약 당선됐더라면 내년 총선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민주당 간판을 달고 총선에 나올 것이 확실해 민주당 진영에서 강성희 후보쪽을 역선택해서 당락이 바뀐 것이라고 말한다. 내년 총선 때 전주완산을을 노리는 입지자만도 현역3명을 포함 10명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인구 65만인 전주의 표심이 전북 전체의 표심을 아우르기 때문에 민심의 풍향계가 된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 끝나지 않아 변수가 많지만 윤석열정권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커 민주당이 친명 비명 간에 내홍이 심해도 표심은 민주당으로 흘러간다. 현역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높아도 결국은 민주당 공천자를 찍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심지어 일각에서 흘러간 물로 다시 물레방아를 돌려 보겠다는 OB들의 이름이 자주 거명된 걸 놓고 유권자들의 해석이 엇갈린다. 정동영·이강래·유성엽·이춘석 전 의원도 전북의 정치적 자산인 만큼 이들 한테도 당락에 관계없이 출마기회를 줘야 할 것 아니냐는 여론도 생겼다.
최근 추미애 전 의원이 자신의 법무부장관 경질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좌충우돌하고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제3당을 목표로 신당창당을 추진해 귀추가 주목된다. 아무튼 지난 4·5 전주을 재선거 하나의 결과로 내년 총선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전주표심이 묘하게 흘러 간다. 도지사 선거에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것처럼 내년 총선도 공천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갈 것 같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