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남북도로, 준설토 성토 결국 ‘하자’

집중호우에 대형 싱크홀 발생⋯인도 곳곳 보도블럭 꺼짐 사고도
공사 관계자 “시공상 문제일 수 있어⋯준설토 사용 문제는 아냐”

 지난 15일 새만금남북도로 1공구 싱크홀 현상으로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홍석현 기자

오는 26일 개통을 목표로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남북도로 1공구 일부 경사면 구간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쏟아진 장맛비에 대거 유실되면서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대형 싱크홀이 생기고, 인도 곳곳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새만금개발청이 남북도로 바닥 다짐 공사에 새만금지역 준설토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이 화근으로 보여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전북일보가 제보를 받고 새만금남북도로 현장을 취재한 결과, 아스팔트도로 노면에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도로는 변산 15㎞ 전방 지점이다. 행정구역 상 새만금 지역이고, 인근에는 부안군 계화면 청호저수지를 휘감아 새만금호로 흘러나오는 주상천 돈지교가 있다. 

사고는 최근 포장한 왕복 4차선 아스팔트도로와 이 일대 인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안군 변산 방면 편도 2차로에 폭 1미터, 길이 2미터 가량의 노면이 타원형 형태로 푹 꺼졌고, 그 싱크홀 옆 도로 경사면 일대가 완전히 유실되면서 노면 빗물을 퇴수하기 위해 설치된 콘크리트 도수로까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새만금남북도로1공구, 도로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기 위해 설치한 도수로가 아슬아슬 허공에 떠있다. 홍석현 기자

도로경사면 풀씨와 거름이 흘러내리지 않게 설치된 코아네트는 다짐공사에 사용된 흙이 유실되면서 너덜너덜해졌고, 이 때문에 노면 싱크홀 아래쪽에는 동굴처럼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이 일대 20m 가량 경사면에 다져진 흙이 아래쪽으로 흘러내렸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육지 흙이 아니라 입자가 매우 가는 바닷속 준설토, 개펄 따위였다.

 새만금남북도로 1공구 계화도 부근 싱크홀로 인도가 무너져 내렸다. 홍석현 기자

경사면과 차도 노면만 무너진 것이 아니었다. 차도 옆 인도도 곳곳이 대규모 꺼짐 현상으로 파손됐는데, 보도블럭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바닥 다짐재로 사용된 준설토가 빗물에 유실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마치 개펄 위에 새만금 남북도로가 건설된 것이어서 앞으로도 거센 장맛비가 내리면 아스팔트 차도와 경사면 유실 사고가 적잖을 것으로 우려됐다.

부안 주민 A씨(55)는 “아직 개통 전이어서 교통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8월경 개통 후 자동차 통행량이 많아졌을 때 사고가 우려된다”며 “당초 도로 다짐에 준설토를 사용한 것이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B씨(44)는 “노면 아스팔트와 L형측구 콘크리트 사이 마감이 제대로 안됐거나, 아스콘, 경사면 준설토 등에 빗물이 침투해 유실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닌가 여겨진다. 점검 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시공상에 문제일 수 있지만 준설토를 사용한 문제는 아니다”며 “경사면 풀씨가 아직 자라지 않아서 그렇다. 보수하면 괜찮아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새만금남북도로는 새만금 동서도로와 함께 새만금 내부를 관통하는 핵심 간선 교통망이며, 이 구간은 오는 26일 개통 예정이다.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에서 군산시 오식도동을 잇는 총연장 27.1㎞의 남북2축도로가 개통되면 부안 쪽 새만금3권역 관광레저용지와 김제·군산 쪽 농생명용지, 복합개발용지, 산업단지 등 새만금 전 권역이 30㎞ 안쪽에 위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