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나에게-김익남

푸른 하늘의 구름은 추상화다

천 년 고찰 은적사 뒤 숲길을 거니는데

삶이란 찰나가 아닌가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면

자유일 텐데

 

꽃과 나무는 가벼워지면서

새 생명을 잉태하는데

시간의 빠름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데

 

나는 자유로운 산중인이 되어

자연과 같이

인생의 한 조각 자서전을 쓰고 있다

 

△ 삶이 순간이란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린다. 매 순간 천만년 살 것처럼 마구 덤비고, 욕심부린다. 순간마다 끝까지 혼자만 살아남을 것처럼 싸우고 미워한다. “꽃과 나무”가 모든 걸 내려놓는 시간이 있듯, 사람도 어느 순간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자연의 말을 충실하게 받아 적으며 자연의 한 조각으로 스며들고 싶을 때가 있다. / 김제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