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꽃잎이 눈 안에 들어와/ 가던 길을 잃었다/ 살아 숨 쉬는 개울가/ 버들강아지는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늘 구름은 같이 가자고/ 눈빛에/ 하고 싶음이 너무 많아/ 내가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고/ 꽃잎에 취해/ 버들강아지에 취해/ 구름동무하고 마냥 가고 있다/ 돌담 흙 속에 박힌/ 네모 세모 직사각형 돌들이/ 예뻐서 주저 앉아버렸다/ 추상화들의 그림이 너무 많다/ 보면 볼수록 여러 이야기가 숨어 있다/ 아기 똥풀이 나를 부른다/ 이름은 그렇지만/ 똥풀은 좋아한다/ 오늘도 할일 없이/ 얻은 것도 없이/ 해찰하고 간다”(시 ‘해찰하고 간다’ 전문)
물레 정인관 시인이 자연에 대한 사랑과 우리 민족의 한을 담은 시집 <해찰하고 간다>, <어쩌면 좋아>, 시조집 <얄리얄리얄라셩 얄라리 얄라>(신아출판사) 등 3권의 작품을 펴냈다.
정 시인은 “80을 넘은 현재 영혼의 종점에서 마지막으로 인생을 환귀하는 마음으로 이번 시집과 시조집을 만들었다”며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에 시인이 펴낸 시집에는 그의 감성이 듬뿍 담긴 작품과 더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전하는 수석 작품과 인간의 오감을 근원으로 쓴 육필전 등이 첨부돼 독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간한 작품 중 유일한 시조집인 <얄리얄리얄라셩 얄라리 얄라>는 농기구 사진을 소재로 우리 민족의 예스러운 모습과 삶을 아리랑 가락을 엮어내는 등 우리 민족의 본성에 맞는 시조 리듬으로 민족의 얼을 노래한다.
시인은 “시는 정(情)을 뿌리로 하고, 말을 싹으로 하며 소리를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한다”며 “시를 쓴다는 것은 하늘과 땅 사이 자연과 인간의 존재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우리 민족의 공감을 얻는 시와 시조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임실 출생인 정 시인은 1987년도 한국예총 <예술계> 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느티나무>, <불놀이 불놀이야>, <구름 한 점 가슴에 담고>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예총예작문학, 임실문학, 은평문학의 고문과 한국문협의 편집위원장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